'헌재 늑장재판' 콕집어 때린 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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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심리 지연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으며 헌재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지난 3월 재판소원제도 도입 이후 헌재의 사법부를 향한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법원이 반격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헌재의 부작위 처분, 즉 재판 지연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지난 12일 헌재에 의견요청서를 발송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은 심사 진행 단계, 지연 이유, 주심 재판관과 보고연구관 간 보고서·의견서 교환 등 심리 경과 등을 질의하며 송달 후 한 달 이내 답변을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 재판부가 결정했다. A씨는 2022년 6월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북한에서 물품을 반입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1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통상 재판부는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심리를 중단하는데, 헌재가 약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 A씨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전보성 부장판사는 “헌재도 헌법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올해 3월 도입된 재판소원제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가 대법원이 이유를 명시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한 ‘심리불속행 기각’ 판단의 위헌성 심리에 본격 들어가자 법원도 맞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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