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 가고 윤기 오라” 단오 창포물 머리감기에 담긴 미용학적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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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를 하루 앞둔 18일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에서 시민들이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는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있다. 2026.06.18 용인=뉴시스

단오를 하루 앞둔 18일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에서 시민들이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는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있다. 2026.06.18 용인=뉴시스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전통 세시풍속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오의 대표적 풍습인 ‘창포물 머리감기’의 과학적 원리와 효능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조상들이 단옷날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했던 풍습은 단순한 주술적 의미를 넘어 현대의 두피 관리법과 맥을 같이한다.

전통적으로 단오는 모내기를 마치고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양기를 보충하는 절기였다. 이 시기 천지에 번지는 나쁜 기운과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향이 강한 식물인 창포와 쑥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실제 천연 식물인 창포는 현대의 헤어 제품에 버금가는 우수한 세정력과 미용 성분을 지니고 있다. 창포 뿌리와 잎에는 휘발성 정유 성분인 ‘아사론(asarone)’과 사포닌 계열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강한 항균 작용을 하여 두피의 가려움증을 가라앉히고 비듬 생성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 특유의 강한 향은 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해충과 곤충을 쫓아내는 역할도 했다.

머릿결을 보호하는 자연 윤활제 역할도 주목할 만하다. 비누나 잿물 등 염기성 세정제로 머리를 감으면 두피의 피지는 제거되지만 단백질이 일부 분해돼 머릿결이 푸석해지기 쉽다. 이때 탄닌 성분이 풍부한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헹구면 상한 머리카락의 표면을 메워주고 수분을 공급해 모발에 윤기를 더하게 된다.

한의학에서도 창포는 쓰임새가 많은 약재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감이나 불면증, 건망증을 완화하는 처방에 주로 쓰인다. 또한 기와 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도와 체기를 가라앉히고 복통을 멎게 하는 성질도 지니고 있다. 다만 동의보감 등에서 기억력을 높이고 머리를 맑게 하는 총명탕의 재료로 언급되는 약재는 석창포로, 단옷날 머리를 감는 데 사용하는 물창포와는 식물학적으로 구별된다.

전통 미용법으로서의 창포는 현대인들의 두피 건강 관리에도 유용하다. 피지 분비가 왕성해 머리가 쉽게 기름지거나 열감으로 인해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 두피 타입에 창포 추출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효능을 활용해 창포 성분을 상용화한 천연 비누나 탈모 완화 샴푸 등 다양한 헤어케어 제품들이 출시되어 현대적인 방식으로 조상들의 지혜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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