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추진한 헌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됐다. 국민의힘 의원이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개헌은 기약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8일 다시 본회의를 열고 헌법 개정안을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가 7일 본회의를 연 뒤 진행한 헌법 개정안 표결에는 178명이 참여했다. 개헌안 의결 요건인 국회 재적의원(286명) 3분의 2(191명)에 미달해 투표가 불성립했다.
개헌안은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무소속 의원 187명이 지난달 3일 발의했다.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이념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한 내용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 의원은 개헌안 표결 때 대부분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연단에 올라 민주당을 겨냥해 “국회는 자유민주주의, 삼권분립, 법치주의 같은 헌법 원리를 지켜야 할 책무가 있다”며 “사법 체제를 앞장서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세력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자신들 입맛에 맞는 개헌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날 표결 참여를 고민한다고 밝힌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 의장은 본회의장 밖에 있는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국민이 투표로 개헌안을 직접 판단할 기회를 없애는 것은 위임한 권한을 벗어나는 일”이라며 “들어와서 반대표라도 던져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입장문을 통해 “22대 국회 후반기에 여야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 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안을 논의할 것을 다시 한번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이번 개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청와대 앞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여당은) 이번 개헌으로 길을 닦고 장기 독재 개헌으로 끝까지 가보겠다는 것”이라며 “개헌을 하겠다면 먼저 이재명(대통령)이 연임 불가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임 불가 선언 요구를 거부한 이재명은 4년 뒤 청와대에서 순순히 나올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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