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11세 어린이 자녀 모두 사망
탑승 전 일가족 밝게 웃으며 사진
미국 뉴욕 허드슨강 ‘관광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숨진 일가족(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11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사망자 중에 세계적인 기술 기업 지멘스(Siemens)의 고위 임원과 그의 아내, 세 자녀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헬기를 조종하던 36세 조종사도 함께 숨졌다.
이 사고는 뉴욕 현지 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 15분경, 맨해튼 남부 끝자락에 있는 허드슨강 뉴저지 쪽에서 발생했다. 탑승자 전원인 6명이 숨졌다.
사망한 일가족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날 아침 일찍 관광을 위해 뉴욕에 도착했다. 사망자는 ‘아구스틴 에스코바르’와 아내 ‘메르세 캄프루비 몬탈’, 그리고 각각 4세, 5세, 11세인 세 자녀다.
아내는 스페인 유명 인사의 손녀
숨진 남편 에스코바르는 지멘스 모빌리티의 철도 인프라 부문 CEO이며, 스페인 지사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스페인에서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스페인 주재 독일 상공회의소 부회장도 역임했다.아내 메르세 역시 지멘스 에너지에서 글로벌 커머셜 관리자로 근무했다. 그는 바르셀로나 FC의 회장을 지낸 아우구스티 몬탈 갈로바르트의 증손녀이자, 카탈루냐 클럽의 감독을 맡았던 아우구스티 몬탈 코스타의 손녀이기도 하다.
사고 직전, 이 가족이 헬리콥터 탑승 전 활주로에서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세 아이들은 탑승 전 밝게 웃는 모습으로 엄마 아빠와 꼭 안고 사진을 찍었다. 탑승 후에 헬기 안에서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연료 부족해” 착륙 하려던 차에 사고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륙 직후 연료 부족 경고를 받은 조종사가 비상 착륙 요청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예정된 착륙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헬기는 지역 관광 전문업체 ‘뉴욕 헬리콥터’의 벨206L-4 기종(N216MH)이다. 투어 헬기 소유주인 마이클 로스는 여행을 시작한지 몇 분 만에 항공기 연료가 바닥났다고 말했다.
그는 “조종사가 착륙 중이며 연료가 필요하다고 전화했는데, 도착하는 데 약 3분이 걸릴 예정이었지만 20분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천둥 소리인 줄” 엄청난 폭음 뒤 추락
사고 당시 뉴욕은 흐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였다.목격자들은 “헬리콥터가 두 동강 나며 급속히 추락했고, 엄청난 폭음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한 목격자는 “천둥 소리인 줄 알았는데, 10초 후에 헬리콥터가 떨어지는게 보였다. 그러고 나서 큰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시신은 모두 인양됐지만, 기체 일부는 여전히 회수되지 않아 11일 추가 잠수 수색이 이어질 예정이다.
뉴욕시 에릭 아담스 시장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모든 구조 작업이 종료됐으며,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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