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탄소세에 LNG벙커링선 '귀한 몸'…글로벌 업계 1위 HD현대미포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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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사기구(IMO)가 2028년부터 ‘해운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유가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상에서 LNG 선박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LNG 벙커링선의 수요도 함께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운탄소세에 LNG벙커링선 '귀한 몸'…글로벌 업계 1위 HD현대미포가 웃는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IMO는 최근 열린 제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83)에서 5000t 이상 모든 선박에 해운 탄소세를 매기기로 했다. 해운사들은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대 43% 줄여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t당 100~380달러의 해운 탄소세를 내야 한다. 전체 해운 탄소세 규모는 연간 100억달러(약 14조24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유 등을 주로 쓰는 낡은 컨테이너선 중심의 해운사는 LNG 추진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 선박 중 LNG 추진선 비율은 10% 미만이다. 전 세계 LNG 추진선은 현재 1308척에서 2028년 2339척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LNG 추진선이 늘면 LNG벙커링선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NG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기체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 이하로 액화한 뒤 운반한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만 등을 빼면 대다수 항만이 LNG 저장·급유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수천억원을 들여 항만마다 LNG 저장·급유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선박끼리 해상에서 LNG를 충전하도록 LNG 벙커링선을 건조하는 게 비용 효과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다. LNG 벙커링선 가격은 1만8000㎥급 기준 1300억원 정도다. 현재 전 세계에 있는 벙커링선은 23척에 불과하다. 해운업계에서는 2028년 이후에는 최소 50척 이상의 벙커링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벙커링선을 대규모로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HD현대미포(1위·수주량 16척)와 중국 난퉁CIMC조선소(2위·13척) 정도다.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사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이면서 선주들의 한국 조선소 선호 경향은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8척의 벙커링선 주문을 따낸 바 있는 HD현대미포는 지난 2월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1만8000㎥급 벙커링선 4척을 5383억원에 수주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벙커링선 시장은 LNG 추진선이 늘어날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며 “HD현대미포에 새로운 효자 선박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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