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경북 안동에서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 중인 세계대표자대회에는 청년 기업인이 대거 참석했다. 20~40대의 젊은 월드옥타 차세대 회원인 이들은 현지 사회에 녹아든 다양한 성공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차세대 회원은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70개국 3만2000여 명에 이른다.
참가자 중 한 명인 김왕휘 하이션인터내셔널 대표는 필리핀 땅콩 ‘필리넛’ 유통의 개척자로 불린다. 15세 때 필리핀으로 건너가 학업과 직장 생활을 거쳐 2016년 창업한 하이션인터내셔널은 필리핀의 코스트코 합작법인 S&R을 비롯해 3대 메이저 슈퍼마켓인 SM, 루스탄, 로빈슨 등에 견과류를 납품하는 1차 벤더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현지 조달 및 입찰 분야에서의 정부 대 정부(G2G) 컨설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과거엔 필리핀 청년층만 관심을 보이던 한국 제품을 이젠 구매력이 높은 중장년층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옥타가 2003년부터 20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차세대 육성 사업 출신으로 지역 대표인 지회장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김채희 LK글로리 대표는 호주 멜버른에서 두 곳의 식당을 비롯해 단체 케이터링 등 요식업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멜버른으로 이주한 김 대표는 2006년 차세대 육성 프로그램을 거치며 2008년 지금의 회사를 차렸다.
청년 기업인들은 기존의 한국 기업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대형 약국 체인 온누리약국의 일본 법인인 온누리재팬을 이끄는 강민우 법인장은 액상 비타민인 프레스샷과 숙취 해소제 컨디션 등 한국의 건강기능식을 돈키호테를 비롯한 일본 내 대형 약국 브랜드 등에 수출하며 ‘K헬스’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안동=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