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가 전남 여수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짓고, 현재의 석탄발전소를 대체해 LNG발전소를 세운다.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여수 화치동 토지 7만9989㎡(약 2만4200평)를 이달 매입한다. 매입 가격은 36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한화에너지는 이 땅에 LNG 터미널을 우선 짓는다. 여기에는 발전소로 보낼 LNG를 저장한다. 이에 따라 여수에서 석탄화력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이를 LNG발전소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유연탄을 사용해 생산한 전력을 여천NCC, 롯데케미칼, LG화학, GS칼텍스 등 여수국가산업단지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LNG 터미널과 발전소의 공사 시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유연탄 대신 LNG 발전으로 바꾸기로 한 건 높아지는 탄소 배출량 규제와 미국·중동의 LNG 개발 확대 등에 대응한 선제적 조치다. 특히 탄소배출 규제와 관련해 한화뿐 아니라 여수 산단에 입주한 기업의 LNG 발전 수요가 커지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 대한 바이어의 요구사항이 늘어나면서 석유화학 회사들도 석탄 사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은 LNG 수급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임팩트,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통해 지난해까지 미국 LNG 개발업체 넥스트디케이드에 투자해 현재 22.7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넥스트디케이드가 생산하는 LNG를 지분 비중만큼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가져온 LNG는 한화에너지의 LNG 터미널을 거쳐 새로 지어지는 LNG발전소 등에서 쓴다는 계획이다.
LNG로의 전환은 최근 국내 기업 사이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업체인 SK가스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LNG 사업에 진출한 게 대표적이다. LNG 터미널, LNG복합발전소 등을 완공해 울산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