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6억원에 지분 38.7% 매입
초기 투자자는 일부 수익 건져
후속 투자자는 손해 감수한 듯
한화손해보험이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디지털 손해보험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을 결국 스스로 떠안았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티맵모빌리티(10.7%) △스틱인베스트먼트(8.3%) △알토스벤처스(9.5%) △어펄마캐피탈(8.4%) △현대자동차(2.5%)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화손해보험의 캐롯손해보험 지분율은 기존 59.6%에서 98.3%로 늘어났다.
캐롯손해보험은 2019년 5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했다. 한화손해보험뿐 아니라 SK텔레콤·현대자동차·알토스벤처스·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설립 이후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가 누적됐다. 지난 2023년에도 7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본 데 이어 지난해에도 6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했다. 알토스벤처스·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재무적투자자(FI)뿐 아니라 어펄마캐피탈까지 2022년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출범 당시 202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하며 자회사로서 독립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결국 한화손해보험으로 흡수가 결정됐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 들어간 SI나 펀드 일부는 원금 대비 일부 수익을 회수할 수 있었지만 뒤늦게 합류한 투자자와 펀드 일부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