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8일 한미약품에 대해 파이프라인 가치 재평가와 추가 기술수출 기대감이 동시에 커졌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64만원에서 71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미국 글로벌 제약사 ‘릴리’와 차세대 GLP-2 유사체 ‘소네페글루타이드(HM15912)’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6000만 달러(약 1조9000억 원)로, 한미약품은 선급금으로 7500만 달러(약 1130억 원)를 받는다. 별도의 단계별 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도 포함됐다.
이번 계약의 선급금 비중은 전체 계약 규모의 약 6% 수준이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 기술이전 계약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수준에 부합하는 데다 희귀의약품 개발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 조건도 우수하다고 하나증권은 평가했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단장증후군(SBS)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이상이나 수술 등으로 소장이 짧아져 영양분 흡수에 장애가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현재 대표 치료제로는 다케다의 ‘가텍스(Gattex)’가 있지만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약 9억36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수준에 그쳤고 성장세도 둔화된 상태다.
하나증권은 릴리가 단장증후군 자체보다 적응증 확장 가능성에 주목했을 것으로 봤다. 이번 한미약품과의 계약에는 향후 제2형 당뇨병(T2D), 크론병, 항암치료 독성 등 소장 기능 저하와 관련된 다양한 질환으로 개발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한미약품의 상품 역량 중 투약 편의성에 주목했다. 기존 치료제인 가텍스가 매일 투여해야 하는 반면, 소네페글루타이드는 월 1회 피하주사(SC)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긴 약물 반감기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이 릴리의 선택을 이끌었단 평이다.
하나증권은 한미약품이 올해 초부터 대형 기술이전(License-out·L/O)을 연간 핵심 목표로 제시해온 점을 고려할 때 추가 계약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또 단순한 초기 논의 단계를 넘어 기본적인 계약 조건(term sheet)까지 조율된 파이프라인이 여러 개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미약품은 차별화된 기전을 갖춘 신약 후보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평했다.
연내 추가 계약 유력 후보로는 삼중작용 비만 치료제 ‘HM15275’와 근육 증가 효과를 목표로 개발 중인 ‘HM17321’,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를 꼽았다.
이 가운데 HM17321은 최근 단회용량상승시험(SAD)을 완료한 상태다. 이르면 오는 7~8월 관련 데이터가 공개될 것으로 하나증권은 예상했다.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확인될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페글루타이드의 가치를 약 6527억원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마일스톤 수령과 시료 생산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 가능성을 반영해 기업가치 산정에 프리미엄을 부여했다”면서 “이번 기술수출 성과로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력이 높아진 만큼 HM17321 등 후속 파이프라인의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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