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유량 20만개 육박 압도적 1위
독일·우크라이나서 대량 매각
엘살바도르·부탄은 되레 늘려
전 세계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총량이 반년 사이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인게코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정부에서 보유한 비트코인의 수는 46만 3741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7월 기록한 52만9591개 대비 12% 이상 감소한 수치로 전체 비트코인 발행량의 약 2.3%에 해당한다.
특히 독일과 우크라이나는 보유 중이던 비트코인을 대거 매각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보유 중이던 4만6359개를 전량 처분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기부로 모인 256개를 모두 인도적 지원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이 같은 매각 배경에는 예산 적자 보전, 법적 의무(압수자산 현금화), 시장 고점 시 수익 실현 등이 꼽힌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자금이 급했고, 독일은 재정적 어려움이 크게 작용했다.
비트코인 최대 보유국인 미국 정부는 올해 4월 기준 19만 8012개를 보유 중이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수치로 일부 비트코인을 매각한 영향이다. 그러나 올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압수된 비트코인을 더 이상 팔지 않고 ‘전략적 국가 비축자산’으로 통합 관리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추가적인 매도는 멈췄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연방기관들은 보유 중인 디지털 자산을 재무부에 보고하고, 금과 유사한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관리하게 된다.
반면 중남미의 엘살바도르와 히말라야산맥 품은 부탄 같은 일부 국가는 오히려 비트코인 보유량을 꾸준히 늘렸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한 이후, 국가 예산을 동원해 비트코인을 매입해왔다. 최근 6135개까지 보유량을 확대했다.
부켈레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 기조로 2022년 11월부터 ‘매일 1비트코인 구입’ 원칙을 고수해 왔다. 또 지열 에너지 기반 채굴, 비트코인 채권 발행 등 다양한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에 힘입어 엘살바도르의 투자 수익률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탄 역시 수력발전을 활용한 친환경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8594개를 보유 중이다. 부탄은 2017년부터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해 정부 차원에서 직접 자산을 축적하는 독특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가는 중국과 영국이다. 중국 정부는 2019년 폰지 사기 사건에서 압수한 19만4000개를 여전히 보유 중이나, 향후 처분 계획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영국 역시 범죄 압수물로 확보한 6만1000개의 매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국가별 비트코인 보유량은 감소했으나 변화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주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고’에 비축하는 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친비트코인 정책이 다른 정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보유하고자 하는 정부나 국부펀드가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 높다”며 “각국 증시에서도 최근 비트코인을 보유하려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로 인해 비트코인 수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