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휘의 쉼표 ⑤ 종묘 권위자 ‘비움의 미학’ 승효상 건축가
서울 혜화동 대학로의 한적한 골목 끝. 시끌벅적한 대학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곳에 ‘빈자의 미학’을 선보이는 건축가 승효상(74)의 사무실 ‘이로재’가 자리 잡고 있다. 5층 사옥을 둘러싼 외벽은 수십 년 동안 비바람을 맞아서인지 짙은 밤색으로 바뀌어 있다. 접견실이 있는 2층으로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가 다시 1층으로 계단을 밟고 내려왔다. 그 사이 회의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과 하늘을 향해 열린 중정(안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책상에 앉아 있던 승효상은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2002년에 지은 건물”이라며 “이 건물 옥탑방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를 만난 건 종묘를 둘러싼 개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종묘의 건축적 가치와 의미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프랭크 게리나 안도 다다오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종묘를 하나같이 극찬하는 이유가 말이다.
부산에서 태어난 건축가 승효상은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의 자택인 ‘수졸당’과 서울 장충동 건물 ‘웰콤시티’, 파주출판도시 사옥,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등을 지은 대한민국 대표 건축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 위원장까지 역임했다. 지금도 공직 제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2019년 국건위를 끝으로 절대 안 한다고 했다”며 “다 끝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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