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성곽과 빌딩 숲의 교차점
일본, 미국, 유럽, 중동 등 다양한 외국인들로 북적이는 호텔
흥인지문이 선사하는 고즈넉함과 글로벌 스탠다드의 조화
한국적인 유니크함을 정립하다
호텔 내부로 들어서면 공간이 가진 진정한 가치가 드러난다. 벽면의 대형 통유리창을 가득 채우는 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보물 제1호 흥인지문이다. 낮 동안 맑은 햇살 아래 드러나는 기와의 정교한 곡선과 웅장함은, 밤이 되면 은은한 야간 조명을 받아 고풍스러운 멋을 극대화한다. 객실 내부에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역사적 전경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면,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깊은 평온함을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느끼는 감흥은 일본 교토의 천년 고찰이 주는 특유의 고즈넉함과 닮아 있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목조 건축물과 정교하게 다듬어진 정원이 자아내는 깊은 정취가 흥인지문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존재를 통해 고스란히 재현된다. 성벽을 구성하는 돌 하나하나가 풍기는 묵직한 아우라는 현대적인 호텔의 세련된 인테리어와 결합하여 독창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하게 차려진 한식 찬류와 즉석에서 조리되는 따뜻한 달걀 요리는 투숙객들의 아침을 편안하게 열어주기에 충분했다. 이곳에서도 외국인 투숙객들은 동대문의 풍경에 감탄하며 연신 기념사진을 찍고 관련해서 대화를 나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공간이 주는 특별한 힘을 느낀 순간이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서울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숙박을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와 글로벌 럭셔리 서비스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긍정적인 답안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장된 화려함이나 억지스러운 전통 요소의 배치가 아닌, 공간 자체의 입지적 특성을 극대화하고 서비스의 내실을 다진 결과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한국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세련된 관문이 되고, 내국인들에게는 일상 속에서 깊은 사색과 휴식을 얻을 수 있는 도심 속 휴양지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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