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배우는 이란 선수 알리의 진심 “우리카드에서 행복해...여기 남고 싶다”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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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서울 우리카드 우리WON과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의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장충체육관, 경기가 우리카드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로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뒤늦게 도착한 우리카드 아시아쿼터 선수 알리 하그파라스트(20)는 ‘빨리 좀 다녀라.’’는 동료들의 핀잔에 이렇게 한국말로 말했다.

이란 출신으로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해외리그를 경험 중인 알리는 이날 인터뷰를 모국어인 페르시아어로 했지만, 동시에 간단한 한국어 단어를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우리카드 아시아쿼터 알리는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 KOVO

우리카드 아시아쿼터 알리는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 KOVO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팀 동료 김지한은 “한국인이다. 욕도 잘 알고 있다”며 알리의 한국어 실력에 대해 말했다.

김지한이 내친김에 “새로운 욕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블로킹이나 서브에이스를 하면 옆에 와서 ‘지한이 XXXX’라고 한다”며 폭로(?)를 하자 알리는 웃음과 함께 “제발”이라고 외쳤다.

짧은 단어를 말하는 수준이지만, 이는 동료들과 소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알리는 “영어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영어를 어느 정도 하기에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다. 특히 배구는 배구 용어가 있기에 소통에 어려움이 없다. 여기에 한국어를 조금씩 하며 소통하려고 하고 있다”며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러면서도 “내가 한국어로 얘기를 하다가 실수하면 팀에 악영향을 끼치기에 최대한 영어로 말하려고 하고 있다. 그게 안 되면 한국어로 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며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는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사진 제공= KOVO

알리는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사진 제공= KOVO

동료들과 가장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배구다. 여느 종목들이 그렇듯 외국인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면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돼 있다.

알리도 그렇다. 이날 경기 27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팀 동료 두산 니콜리치가 부상으로 제한된 경기를 하는 상황에서 전위 후위 가리지 않고 공격하며 팀을 이끌었다.

경기 후에는 수훈선수로 코트위에서 인터뷰를 한 뒤 자신의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당시를 떠올린 알리는 “팬분들과 소통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 힘을 얻을 수 있다. 응원가도 선수를 응원해주기 위한 것이기에 그것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힘을 얻고 관객분들도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팬들의 성원에 대해 말했다.

알리는 우리카드에 남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 제공= KOVO

알리는 우리카드에 남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 제공= KOVO

동료들은 일제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지한은 “딱히 부족한 것 없이 두루두루 잘해주고 있다. 분위기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점점 더 잘할 거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터 한태준은 “성격은 순하지만, 코트에 들어가면 파이터 기질이 나온다. 팀에도 굉장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선수라 내년에도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동료들의 평가를 들은 알리는 “이 팀예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선수들이 다 정말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이라 항상 여기에 있고 싶다”며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어 “현실적인 부분에서 내가 팀에 머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에 그건 지켜봐야 할 문제지만, 만약 한국에 남는다면 무조건 우리카드에 있고 싶다”며 현재 팀에 만족하고 있음을 알렸다.

[장충=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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