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베데스다가 선보인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이하 '오블리마')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지역 제한(Region Lock)이 적용되며 논란이 된 가운데, 국내 정식 서비스 가능성이 이달 중 가시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블리마는 이달 2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분류 신청을 접수했고, 연휴 직후인 7일 정식으로 심사에 배정됐다. 통상 등급 심사에는 2주에서 한 달가량이 소요된다. 이르면 이달 중 등급분류가 완료돼 한국에서도 정식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유저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최소 심사 기간 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원작 오블리비언은 2006년 출시된 오픈월드 역할수행게임(RPG) '엘더스크롤' 시리즈의 대표작이다. 광대한 판타지 세계관, 높은 자유도, 복잡한 퀘스트 구조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최신 그래픽 리소스를 적용하고 게임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개선한 형태다.
오블리마는 지난 엑스박스 쇼케이스에서 깜짝 공개된 직후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예약 판매가 시작됐다. 반면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구매는 물론 접속 자체가 차단돼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유튜버 김성회의 'G식백과' 채널과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지역 제한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법리 검토서를 마련해 MS를 통해 베데스다 측에 공식 전달하고 조속한 지역락 해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베데스다 측은 별다른 입장 변화 없이 “등급분류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방어적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이용자협회는 “법적 검토 결과, 등급분류 미완료 상태라고 해도 사전 예약 및 정보 공개는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그럼에도 한국만 차단한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게임 출시 지연을 넘어 글로벌 게임 사업자의 한국 시장 대응 방식에 대한 신뢰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오랜 시간 시리즈 지식재산(IP)과 게임에 애정어린 관심을 보여온 국내 소비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