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성적표' 나왔다…"주목할만한 모델 1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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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이 전체 인구 대비 인공지능(AI)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세계 1등을 기록했지만, 주목할 만한 AI 모델은 1개뿐인 것으로 평가됐다. 기술 실용화 역량이 취약한 것이다. 한국에서 AI 기술 경쟁력이 약화한 근본적인 원인으론 AI 인재 부족이 꼽혔다.

13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AI 관련 특허등록 건수가 10.26건으로 주요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룩셈부르크(8.73), 미국(4.23), 일본(2.53) 등을 크게 앞선 수치다.

그러나 한국이 '파운데이션 모델'(생성형 AI 기술 기반 자체모델)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미국이 109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 20개, 영국 8개가 뒤를 이었다.

주목할 만한 모델(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거나 각종 연구 논문에 최소 1000회 이상 인용된 AI 모델)로 평가받은 국내 사례도 1개뿐이었다. HAI가 에포크AI(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가 선정·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에포크AI는 지난해 12월 LG 엑사원 3.5 32B를 주목할 만한 AI 목록에 포함한 바 있다.

국가별로 주목할 만한 모델 개수는 미국 40개, 중국 15개, 프랑스 3개, 한국·캐나다·이스라엘 각 1개 등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이 AI 관련 특허 출원 건수가 최고 수준임에도 기술 경쟁력이 뒤처지는 핵심 원인으로 인재 유출을 지목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링크트인에 등록된 1만 명당 AI 인재 이동지표는 -0.3을 기록했다. AI 인재의 유입보다 해외로 유출이 더 많다는 뜻이다. 2020년 0.3이었던 이 지표는 2021년과 2022년 낮아졌고 2023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인재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 △초중고 AI 기초 교육 강화 △해외 인재 영입 기반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국의 AI 인재 육성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AI 인재 유입·정착을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국무원을 중심으로 AI 발전 계획을 수립해 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 딥시크는 해외 유학파가 아닌 토종 인재 140명으로만 구성된 팀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도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했다.

반면 한국은 4개 부처가 산발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AI 인재의 양적 부족뿐 아니라 질적 미스매치도 심각하다"며 "초중고 단계별로 심화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AI 기초교육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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