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방산·우주 협력, 인도와 손잡을 때

1 week ago 11

[한경에세이] 방산·우주 협력, 인도와 손잡을 때

지난 몇 주간 나는 한경에세이를 통해 인도와 한국의 협력 잠재성을 소개했다. 오늘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자 한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 성과 중 눈에 띄는 대목은 ‘인도-한국 국방 액셀러레이터(KIND-X)’ 설립이다. 나는 KIND-X가 방산 기업, 인큐베이터, 투자자, 스타트업, 대학을 연결하는 혁신 네트워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 방문 당시 벵갈루루에서는 우주 스타트업과 산업계, 연구 기관이 한데 모인 ‘인도·한국 스페이스 데이’ 행사가 열렸다.

앞서 인도 스타트업은 미국·프랑스 기업과 전략적 미래 기술을 공동 개발·생산하는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한 바 있다. 이제 한국과도 이러한 협력을 시작하게 돼 의미가 크다. 방산과 우주 산업은 대표적인 최첨단 산업 분야다. 딥테크 혁신 생태계가 인도와 한국 간 연결되면 신규 사업 기회는 물론 국가안보와 전략적 파트너십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인도는 최근 두 산업을 민간에 개방하며 중소·중견기업(SME)과 스타트업의 혁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인도 정부는 엄중한 안보 상황 아래 군 현대화에 전체 예산의 약 15%를 할당했다. 조달 절차를 간소화했고 기술 접근 관련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정 완화도 추진 중이다. 동시에 국방 부문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생산 국내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수요 예측과 정책 일관성, 시장 신뢰 제고로 이어졌다.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활용해 발 빠르게 현지 생산을 시작한 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군수 시설과 인프라를 갖춘 북부·남부 방산 회랑은 각종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인도는 여전히 세계 최대 방산 수입국 중 하나지만 방산 장비의 65%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지난 11년간 인도의 방산 수출은 34배 증가했고, 프랑스와 미국에도 신뢰할 수 있는 공급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을 넘어 인도 방산·항공우주 스타트업과 SME, 혁신 기업, 연구·개발(R&D) 기관, 학계가 독자적 기술과 상품을 생산하며 첨단 기술 부문의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약 1만6000개 인도 중소기업이 방산 공급망에 편입됐고, 400여 개 인도 중소기업은 상업 우주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혁신 속도와 민첩함은 정부가 주도하였을 때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정부는 국방 R&D 예산의 25%를 민간 협력에 할당했고, 수십 년간 구축한 국가 인프라에 민간 우주 기업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규제·제도 혁신을 통해 민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KIND-X’ 국방 액셀러레이터와 스페이스 데이를 활용한다면 방산·항공우주 부문 협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K9 바스라 등 우수한 기술·제조 협력 사례가 있지만 양국의 방산 협력은 여전히 미진하다. 세계정세가 불안정한 지금은 제조 협력을 넘어 혁신 기반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다. 한국 기업도 인도와의 협력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인도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앞둔 지금, 양국 협력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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