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는 11일 오후 3시 13분께 발생했다.
지하 공사 구간이 무너지면서 왕복 6차선 지상도로가 ‘U’ 자형으로 휘었다. 아스팔트는 마치 퍼즐을 맞춰 놓은 듯 금이 간 채로 겨우 도로 형태를 유지했다.
사고 형태와 규모를 고려할 때 이 구간을 이용하는 차량 등의 피해가 클 수 있었지만 피해자는 공사 관계자로 한정됐다.
이날 0시 30분께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환기구 공사 현장에서 붕괴 우려 신고가 접수된 후 빠르게 초동 조치한 것이 큰 피해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광명시 등은 지하 터널 내부 기둥(버팀목) 다수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왕복 6차선 오리로 1㎞ 구간 도로의 차량과 사람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사고는 차량과 사람 통행이 전면 통제된 지 15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 일어났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 씨는 “장사 중 ‘꽝’하는 엉청난 굉음이 들리더니 집과 전등이 크게 흔들려 아내와 몸만 겨우 챙겨 뛰쳐나왔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붕괴 사고 현장과 50여m 떨어진 초등학교는 간발의 차이로 피해를 면했다. 학교 측은 오후 3시께 안전을 우려해 돌봄수업을 조기 종료했다. 붕괴 사고 불과 13분 전이었다. 이날 오전 붕괴 우려 소식을 접하고도 오후까지 정규수업을 마친 뒤 저학년 대상 돌봄수업까지 진행하면서 안전불감증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후 국토교통부와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등 관계자들이 안전진단을 하던 중 사고가 나면서 현장에 있던 근로자 18명중 굴착기 기사 1명이 지하에 고립됐고, 1명이 실종됐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구조대원들은 생존이 확인된 굴삭기 기사 구조를 위해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곳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가스냄새가 나는 등 여건이 여의치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공사 현장을 점검한 국토부는 “오전에 현장에 가서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대책회의를 했고, 침하가 이뤄지고 잇는 상황이라 이걸 지켜보고 보강공사하고 추가 작업하자는 결론을 냈다”면서 “침하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붕괴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오전 현장 확인 때 급박한 붕괴 위험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는데 오후에 갑자기 붕괴된 상황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광명시는 사고 인근 지역 아파트 주민과 거주자에게 광휘·운산·충현고, 충현중, 시민체육관 등으로 대피명령을 내렸다. 사고 현장은 600여 세대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교회 등이 인접해 있다. 교회 용지 내 녹지공간은 균열이 관측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교회 용지와 6차선 도로 사이에 있는 방음벽 일부도 충격으로 파손됐다.
국토부는 박상우 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신안산선 민간투자사업의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도 현장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사고 대응 중이다.
2027년 전후 개통이 예상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은 경기 서남부와 서울을 잇는 광역철도로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안산, 광명, 시흥으로까지 이어진다. 안산~광명~여의도, 화성 송산기지~시흥시청~광명 구간으로 나뉘며 총 연장 44.7㎞다. 개통되면 안산~여의도 소요 시간이 100분에서 25분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사고 구간은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