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아니고 무려 두 번이나...' 손흥민에 최악의 상처 남긴 홍명보 [월드컵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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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후반전 선제골을 허용하며 남아공에 0-1로 패해 조3위에 머문 대표팀, 아쉬움 가득한 손흥민. /사진=김진경 대기자

축구 인생에서 한 번도 경험하기 힘든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대참사를 같은 사령탑 밑에서만 무려 두 번이나 맞이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4·LAFC)에게 홍명보 감독은 커리어 사상 가장 가혹한 잔혹사 그 자체로 남게 됐다.

손흥민을 비롯해 엄지성(스완지 시티), 김승규(FC 도쿄), 이재성(마인츠), 송범근(전북 현대) 등 일부 선수들은 1일 오전 4시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전날인 6월 30일 새벽에는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8명의 본진이 먼저 입국했다.

하루 차이로 갈린 귀국길의 분위기는 완전히 극과 극이었다. 홍 전 감독의 귀국 현장에는 3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홍명보 나가"라는 고함이 울려 퍼졌고, 홍 전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한 채 도망치듯 빠르게 빠져나갔다. 선수단이 버스에 몸을 싣는 순간까지도 거친 비속어가 섞인 고성이 계속됐다.

반면 주장 손흥민의 귀국길은 달랐다. 입국장에 들어서자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사랑한다"고 외쳤다. 팬들의 따뜻한 환영을 마주한 손흥민과 엄지성 등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연신 허리를 숙였다. 참패에 대한 미안함과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향한 고마움이 교차하는 무거운 인사였다.

팬들의 환대를 받았지만 손흥민의 속은 그 누구보다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손흥민의 커리어 첫 월드컵이었던 12년 전 2014년 브라질 대회가 그 시작이다. 당시 알제리전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고군분투했지만, 홍명보호 1기는 1무 2패라는 치욕적인 성적으로 탈락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 홍명보 감독이 남아공에 0-1로 패색이 짙어지자 당혹해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한 손흥민은 이번 무대에서 통산 4호골을 정조준했다. 월드컵 본선 통산 3골을 기록 중이던 손흥민은 혼다 게이스케의 아시아 선수 최다 골(4골)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시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의 대표팀에서 명예회복의 꿈은 허망하게 깨졌다.

특히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직접 단정 지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만 34세인 나이를 고려하면 아쉬움은 배가 된다. 다음 월드컵이 열릴 때면 손흥민은 38세에 접어들게 된다. 나이에 따른 체력적 한계를 고려했을 때 전성기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전성기로 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에 이번 대회 탈락 아쉬움은 더욱 뼈아프다.

실패 과정은 12년 전보다 잔인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 3차전(0-1 패)에서 손흥민은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벤치 대기라는 황당한 굴욕을 맛봤다. 손흥민은 팀이 남아공에 무너지는 과정을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타임 때 피치로 달려가 후배들에게 지시를 건넸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돼 분전했지만 이미 망가진 팀을 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믹스드존에 나섰던 손흥민은 무거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선발 제외에 대해 "감독님께서 따로 말씀은 해주셨다"며 "팀이 패배하는 과정을 밖에서 지켜보면서 많이 못 도와준 것 같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밖에서 지켜보는 것도 참 힘들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예선 한국-체코전을 하루 앞둔 10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고과 손흥민이 가지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결국 자력 진출을 날린 채 경우의 수를 타국에 맡긴 상황에 대해서는 깊은 씁쓸함을 토로했다. 그는 "타 조 결과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원치 않았던 상황이었다"며 "많은 선수가 노력한 것에 비해 이런 결과가 나와 아쉽지만 이제는 우리 손을 떠난 문제"라고 짚었다.

손흥민의 우려대로 경우의 수는 끝내 홍명보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고, 한국축구는 최종 34위라는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주장이 미안함으로 고개를 숙이는 동안 참사의 주역인 홍명보는 끝까지 무책임한 도망으로 일관했다. 앞서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사퇴를 발표했던 홍 전 감독은 당초 공지와 달리 당일 아침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거부하며 2분짜리 사과문 독백만 남긴 채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사과문이 끝나자마자 어떠한 부연 설명도 없이 퇴장했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나가는 모습이 포착돼 태도 논란까지 자초했다.

국내 입국장에서도 불통은 계속됐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홍 전 감독은 질문을 철저히 무시한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월드컵을 마친 감독이 귀국 현장에서 인터뷰조차 없이 도망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감독의 전술 고집과 협회의 무능이 빚어낸 2차 암흑기 속에서 대한민국 축구는 1982년 이후 44년 만의 역대 최저 순위 추락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불행의 한복판에서 한국축구 최고 스타 손흥민은 고작 2분짜리 입장문만 남기고 도망친 홍명보 체제 아래서 두 번이나 커리어 최악의 눈물을 쏟아야 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3차예선 대한민국 대 남아공 경기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BBVA에서 열렸다.홍명보 감독을 손흥민을 후반전 교체출전시킨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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