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십명인데 샤워실은 하나… “낡은 기숙사 시설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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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주거환경개선 방안 권고
기숙사 43%가 준공 20년 넘어
1인실 등 독립 생활공간 늘리고, 냉난방-샤워 시설 등 개선 요구
대학 평가에 보완 노력 반영도

국민권익위원회가 노후화된 기숙사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독립생활공간을 확대하도록 하는 기숙사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권익위는 지난달 말 이 같은 내용의 ‘대학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의결하고 이를 교육부, 한국사학진흥재단, 서울시 및 자치구청장, 각 대학 총장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현재 대학들이 운영하는 기숙사 중 43%는 준공 후 20년이 지난 것으로 소음, 냉난방, 벌레, 곰팡이 문제와 공용시설 고장 등 시설 관련 민원이 다수 제기돼왔다. 특히 다인실 형태를 유지하는 기숙사는 독립적 생활공간을 선호하는 요즘 청년층 생활방식과 맞지 않아 ‘다인실 기숙사 기피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4인실로 배정됐는데 층마다 하나 있는 샤워실을 매일 수십 명이 쓰고 있다. 샤워기가 5개뿐인데 칸막이조차 없다”는 등의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되기도 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전국 대학 기숙사 중 1인실 비중은 7.7%에 불과했다. 반면 3인실 이상 다인실 비중은 22.4%로 1인실의 3배에 육박했다. 학생들이 기피하는 경향도 뚜렷해 수도권 기숙사의 다인실 평균 공실률은 2022년 기준으로 3인실 16.9%, 4인실 이상 21.7%에 달했다. 기숙사 경쟁률 역시 1인실은 1.75 대 1이었지만 3인실은 0.83 대 1, 4인실 이상은 0.77 대 1에 불과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9월 국민생각함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지역 주요 대학의 관계자와 기숙사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현장간담회를 진행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선방안에는 대학 평가인증 기준에 기숙사 수용률 외 독립생활공간 배치 비율과 노후기숙사 주거환경개선 노력과 관련한 지표를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2022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23.1%, 수도권 평균 18.4% 수준인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캠퍼스 내 노후된 건물을 재건축할 때 강의시설과 기숙사를 연계한 기숙사를 건립하고 대학 인근 원룸 등을 학생기숙사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도록 했다. 또 대학발전기금 용도를 확대해 기숙사 주거환경 개선 및 1인실 확대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노후기숙사의 유지보수 및 시설개선에 필요한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을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라고도 권고했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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