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브’ 꽉 채운 육각형 오락영화…한국형 히어로물의 새로운 기준[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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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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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유머, 연기, 음악, 완성도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육각형 능력치를 꽉꽉 채운 ‘꿀잼’ 오락 액션 영화의 탄생이다. 새로운 한국형 히어로 영화의 기준이 될 강형철 감독의 신작, ‘하이파이브’다.

30일 개봉하는 영화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 등을 만든 강형철 감독은 원작 웹툰이나 소설 없는 ‘100% 오리지널 각본’으로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활기 넘치는 웰메이드 오락 영화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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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다시 보고 싶은 ‘역대급’ 케미스트리

‘하이파이브’의 가장 큰 장점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모든 등장인물과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모두 빠짐없이 제 역할을 해낸다는 점이다. 이재인, 라미란, 안재홍, 김희원, 유아인 등 히어로 5인방은 물론, 5인방과 맞서는 메인 빌런 박진영, 오정세, 진희경 등 이들을 둘러싼 가족까지 누구 하나 쳐지거나 가려지지 않는 점이 놀라울 정도다.

모두가 훨훨 나는 이번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문제적 인물’ 유아인이 연기하는 기동이다. 기동은 각막 이식을 받은 후 전자기파를 조종하는 캐릭터로, ‘힙스터’라는 극 중 설정에 딱 맞게 등장부터 화려한 의상과 음악 등으로 관객의 시선을 단박에 빼앗는다. 단순히 화려한 겉모습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유아인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 특히 극 중 티격태격하는 안재홍과의 케미스트리도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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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라미란, 안재홍, 김희원 등 쟁쟁한 배우들 속에서 당당히 ‘1번 주연’ 타이틀을 따낸 이재인도 극의 중심을 확실히 잡으며 가장 많은 액션까지 완벽하게 해낸다. 특히나 그는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호러 ‘사바하’의 살벌한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도 확실히 보여준다. 

초능력을 통해 젊음을 얻은 사이비 교주 역을 맡아 생애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 박진영 역시 칭찬할 만하다. 특히 신구와 2인 1역을 맡아 노인 특유의 말투로 연기하면서도 어색함이 전혀 없다. 극 중 가장 어둡고 낮은 톤의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코믹한 캐릭터 사이에서도 전혀 이물감 없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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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웃음과 액션의 환상적 밸런스

웃음 타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도 ‘하이파이브’의 커다란 매력이다. 2021년 촬영을 마친 이후 코로나19 사태와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개봉까지 무려 4년이나 걸렸지만, 극 중 유머들은 마치 어제 촬영한 장면처럼 세련되고 생생하다. 개봉한지 불과 1~2년밖에 지나지 않은 일부 영화들 속 유머 ‘촌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이는 한 때의 유행어나 트렌드에 기대 웃기려는 시도가 아닌, 독창적인 캐릭터와 캐릭터 간의 티키타카, 자연스러운 ‘말맛’으로 유머를 디자인한 강형철 감독의 뛰어난 감각 덕분이다.

유머와 액션을 결합하는 솜씨도 흠잡을 데가 없다. 초능력을 기반으로 한, 비현실적이지만 시원시원한 액션에도 쉴틈 없이 유머를 섞어 넣었다. 괴력의 힘을 가진 초능력자 딸 이재인과 평범한 아빠이자 태권도 사범 오정세가 함께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번 영화에는 다른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전무후무한 카체이싱 장면도 등장한다. 프레시 매니저의 카트, 다시 말해 ‘요구르트 아주머니의 전동카트’를 타고 펼치는 카체이싱 신이다. 할리우드 대형 블록버스터처럼 번쩍번쩍한 슈퍼카도 무시무시한 전투 탱크도 아니지만, 속도의 쾌감, 스릴, 재미까지 할리우드 영화 못지 않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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