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역대급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매일경제의 프리미엄 재테크 서비스 '매경플러스' 재테크 특별강연이 부산에서 열렸다. 지난 24일 부산상공회의소 상의홀에서 부산 시민 200여 명이 부동산과 주식, 생애주기 자산 관리를 두고 국내 정상급 전문가들의 진단을 경청했다.
◆ "하반기 증시, AI 산업에 주목을"
"반도체 투자자는 흐름을 이어가되 비중을 조금씩 지주회사와 금융주, 코스닥으로 옮기며 대응하라."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2026 예측 불허 한국 경제와 하반기 전망' 강연에서 급격한 변동성 장세에서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이같이 투자 분야를 나눠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서 상무는 하반기 시장을 떠받칠 요인들을 짚어봤다. 우선 그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장기 성장을 주요 근거로 지적했다. 서 상무는 "AI는 버블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오른 것은 반도체와 일부 클라우드 기업일 뿐 AI 산업 자체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AI가 바이오와 농기계, 금융, 제조 전반으로 확산하며 기업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바이오 기업과 암 조기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미국 농기계 업체 디어가 AI 덕분에 소수 인력으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사례도 들었다. 서 상무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기업 이익 추정치가 1000을 넘어섰고 반도체 기업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반도체주 상승을 이끄는 빅테크의 투자 방식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서 상무는 "빅테크가 보유한 현금을 넘어 빚을 내 AI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 규모가 350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본 지출이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 상무는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정부가 증시 부양 정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봤다. 서 상무는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등 자본시장 정책이 추진되면 지주회사와 고배당 금융주, 가치주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 강도가 낮은 수준인데 정책이 강화되면 코스닥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ETF로 안전한 자산관리 필요"
"지금 당장 한두 달 사이에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5년, 10년 뒤 노후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장현철 삼성증권 채널솔루션전략팀장은 '생애주기 자산 관리, 연금 그리고 ISA'를 주제로 노후까지 내다본 자산 관리 방법을 제시했다. 장 팀장은 미국을 예로 들며 한국 증시가 투자하기 좋은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팀장은 "미국은 상장기업 수가 25년 전보다 20%가량 줄어든 반면 연금이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수요를 떠받친다"고 밝혔다.
투자 방식으로 간접, 장기, 분산 투자 등 3가지 원칙을 앞세웠다. 장 팀장은 "개별 종목으로 적극적인 수익을 내려면 등락을 견뎌야 하는데 누구도 휘둘리지 않을 수 없다"며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를 권했다. 코스피가 1년 만에 약 167% 오르는 동안 지수보다 더 오른 종목은 5%에 그쳤고 절반 넘는 종목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직접 종목을 고르기보다 지수에 투자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 투자의 근거로 미국을 들며 "2000년 이후 S&P500지수에 투자했을 때, 가장 많이 오른 단 5거래일에 시장을 떠나 있었다면 수익률이 3분의 1가량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날은 예고 없이 오는데 오늘 빠졌다고 내일 오를지는 누구도 맞힐 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주식과 채권을 나눠 담으면 단기 수익은 조금 낮아져도 가격이 출렁이는 폭이 줄어 길게 보면 유리하다"며 분산 투자를 강조했다.
장기 투자에 활용할 수단으로는는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꼽았다. 이른바 세금을 줄여주는 '절세 3종 세트'다. 특히 2021년 도입된 ISA는 "연금 계좌와 달리 개별 종목을 직접 살 수 있는 만능 계좌"라고 강조했다. 일반 계좌는 손실을 빼지 않고 번 돈에만 세금을 매기지만 ISA는 이익에서 손실을 뺀 나머지에만 과세하기 때문이다. 가령 400만원을 벌었다가 400만원을 잃고 다시 400만원을 번 경우 일반 계좌는 123만원을 세금으로 내지만 ISA는 19만8000원만 낸다. 계좌 정리 때 한꺼번에 정산하는 과세 이연 혜택도 있다.
아울러 ISA 가입은 서두르되 만기는 길게 잡으라고 조언했다. 장 팀장은 "ISA 납입 한도는 한 해 2000만원인데, 가입한 날이 아니라 매년 1월 새로 채워진다"며 "2월에 가입하면 그해 2000만원을 넣고 의무 보유 기간인 3년을 채우는 동안 해가 네 번 바뀌어 모두 80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자금을 연금 계좌로 옮기면 세금을 추가로 돌려받고 계좌를 다시 만들어 같은 혜택을 반복할 수 있다. 그는 "25세부터 매년 1000만원씩 모으면 연 5% 수익을 가정할 때 55세에 3억7000만원이 되지만 40세에 시작하면 같은 방식으로도 2억원에 그친다"며 투자를 일찍 시작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짧게 사고팔기보다 배당주 중심으로 길게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늘어난 유동성, 부동산 변수로"
"돈이 늘어나면 실물자산 가격을 밀어올린다.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떨어져 있지 않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26+ 부동산 시장 뉴노멀'을 주제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변수로 꼽았다. 그는 통화량(M2)이 1년 동안 170조원 늘어 4100조원을 넘어섰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인용해 "통화량이 1% 늘어나면 1년 뒤에 집값이 0.9%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주택 매물이 감소하면 수요가 꾸준히 있는 상황에서 가격은 올라간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지난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줄었고 전세는 1900여 건, 월세는 3000여 건 감소했다. 반면 부산에선 매매·전세·월세 매물 모두 변동폭이 제한적이었다.
서울과 부산을 가른 첫 요인은 수급이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4만6710가구에서 올해 2만4462가구로 줄어든 반면 부산은 올해 물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다. 고 교수는 "연간 결혼 22만쌍, 이혼 10만쌍에 학군 수요를 더하면 서울에서만 연 6만~7만가구가 필요하다"며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지금이 제일 싸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이 진행되는 단지는 미래 가치가 있다. 같은 지역이라도 사업 단계와 입지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며 입지에 따라 다른 기회를 강조했다. 다만 그는 "원리금 상환액이 월 소득의 30~40%를 넘지 않아야 한다"며 보수적 자금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부산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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