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 행각이 잇따르는 가운데 강원 지역에서도 철물점, 차량 정비소, 카페, 문구사 등 업체에 소방 공무원 행세를 하며 접근하는 사례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4∼6월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소방 기관 사칭 사기 범행은 총 25건이다. 6월 한 달에만 21건의 사칭 피해가 발생했다.
사기범들은 기관명, 직책, 서명을 도용한 문서나 명함까지 위조해 업주들과 신뢰를 쌓은 뒤 범행을 시도했다. 이들은 중고 냉장고와 세탁기, 기념 타월, 도어락 등 생활 물품뿐만 아니라 산소호흡기 세트, 제세동기, A4용지, 구조 로프와 같은 소방 업무와 밀접한 물품 구매를 문의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23일 정오께 원주시 반곡동 한 업체에 평창소방서 직원을 사칭한 인물이 전화를 걸었다. 그는 “소방 용품 판매처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업체에서 선입금을 요구하자 돌연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오전 10시 20분께 삼척시 갈천동 한 도색 공사 업체도 동해소방서 직원을 사칭한 인물로부터 “도색 공사 관련 물품 견적을 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공기 용기 330만원어치를 사고 싶다”며 만나자고 제안했고, 이를 수상히 여긴 업주가 동해소방서에 전화해 재차 확인하면서 정체가 발각됐다.
이달 14일 화천 한 숙박업소에도 소방 기관을 사칭하며 객실 8곳 예약이 가능한지 묻는 연락이 왔고, 같은 날 영월 한 카페에도 소방안전교육을 빌미로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며 소방관 행세를 하는 사기범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거나 방문하기도 했다.
소방관 사칭 범행으로 도내에서 현재까지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수상한 주문 요청을 받으면 해당 소방기관의 대표전화로 사실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공식 문서로 위장한 서류나 문자에 속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