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1년 만에 신규 기업이미지(CI)를 선보인 대한항공이 새로운 기내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고전적인 프렌치 코스 메뉴에서 탈피해 최근 외식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은 ‘파인 다이닝’의 경험을 기내에서 즐길 수 있게 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서울 용산구 소재 레스토랑 ‘세스타(Cesta)’의 김세경 오너 셰프와 협업해 만든 신규 기내식을 공개했다. 2년여 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신규 기내식은 코스 메뉴에서 처음과 끝을 강조했고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요리도 크게 늘렸다.
일등석 기내식에는 아뮈즈 부슈(Amuse bouche·식사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한 한입 거리 음식)를 새롭게 도입했다. ‘크랩 앤 레몬 바이트’와 ‘새우살을 곁들인 완두콩 퓨레’, ‘전복을 곁들인 달걀 커스터드’ 등 계절별로 다양한 구성의 아뮈즈 부슈를 제공하고 캐비어를 함께 배치해 승객을 환영하는 뜻을 담은 것이다.
주요리는 안심 스테이크와 생선 등 전통적인 메뉴 외에 양갈비, 송아지 안심, 오리 가슴살 등의 새로운 재료를 시도했다. 또 식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한입 크기의 쿠키나 케이크를 뜻하는 ‘쁘티푸르’를 서비스한다.일반석의 경우 대한항공의 대표 기내식인 비빔밥 종류를 늘리고 한식과 양식 메뉴를 다양화해 승객들의 선택지를 늘린 점이 특징이다.
대한항공은 1997년 항공업계 최초로 일반석 기내식에 비빔밥을 도입해 대중화에 성공했고, 이듬해 국제항공케이터링협회(IFCA)로부터 기내 서비스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머큐리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리뉴얼에서 대한항공은 나물, 소고기 등을 활용했던 기존 비빔밥을 연어비빔밥 등으로 변주했다. 또 낙지제육덮밥 등 새로운 한식과 두부팟타이, 매운 가지볶음, 로제 파스타 등 최신 트렌드에 맞춘 메뉴도 선보인다.이와 더불어 기내식 모든 메뉴는 제철 음식 위주로 구성해 승객들이 하늘에서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프레스티지석에서는 여름철에 열무비빔밥을, 가을철에 버섯덮밥을 특선 메뉴로 제공한다.인천 출발편은 국내산 재료를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은 계속 유지한다. 상위 클래스 한식에 제공되는 밥은 우리나라 벼를 전통적인 교배 육종 방법으로 개발한 ‘백세미’를 사용하는데, 구수한 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기내식을 담을 식기도 새롭게 바뀐다. 일등석 식기는 미슐랭(미쉐린) 가이드 2, 3스타에서 주로 사용하는 프랑스 베르나르도(Bernardaud) 브랜드가 선정됐고 프레스티지석은 아르마니·까사 식기로 서비스한다.
새 기내식을 기획한 김세경 셰프는 “많은 분들이 고급요리를 즐기게 되고 미식가화 되어 이런 음식들을 하늘에서도 즐길 수 있게끔 준비했다”며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처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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