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는 16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상품무역이 견고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종전의 예측에서 ‘감소’로 예측을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상호 관세와 그 여파로 코비드19에 따른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무역 침체가 초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WTO는 올해 상품 무역이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관은 지난 해 10월에는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WTO는 이 같은 전망치는 이번주초 시행된 미국의 관세 조치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WTO는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유예한 광범위한 상호 관세율을 다시 시행할 경우 전세계 상품 무역은 0.6% 감소하고 미국 관련 무역 이외의 여파로 인해 0.8% 포인트 추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1.5% 감소로 202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WTO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제네바에서 기자들에게 "세계 상품 시장이 위축되면 GDP 성장 침체로 파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무역 위축의 여파가 금융 시장과 경제의 다른 영역으로 부정적 파급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무총장은 또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가장 큰 우려는 중국과 미국 경제가 서로 분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WTO는 미국과 중국간 상품 무역이 81%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만약 스마트폰 같은 제품에 대한 최근 면제 조치가 없었다면 감소율은 91%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오콘조이웨알라는 "지정학적으로 세계 경제가 두 개의 고립된 블록으로 더 광범위하게 분열되는 시나리오대로라면 장기적으로 전세계 GDP는 7%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WTO는 미중 무역의 중단으로 북미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중국의 상품 수출이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관세 부과 대상은 아니지만, 운송 및 물류 등 상품 무역 관련 수요가 약화되면서 서비스 무역 또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여행 및 투자 관련 서비스 지출도 위축될 수 있다.
WTO는 상업 서비스 무역이 2025년에 4.0%, 2026년에 4.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종전 예상치인 5.1%와 4.8%보다 낮아진 것이다.
2024년에는 세계 상품 무역량이 2.9% 증가하고 상업 서비스 무역이 6.8% 증가하면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수요일에 유엔 무역개발기구(UNCTAD)는 “무역 긴장과 불확실성으로 경기 침체 추세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3%로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