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더위 속 동네 물놀이장 인기
중랑천 물놀이장, 리모델링 후 첫 개장
아이부터 반려견까지 즐기는 피서지
서울 곳곳 한강 수영장도 운영 시작
“하나, 둘, 셋… 어푸!”2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중랑천 물놀이장에서 초등학생 5명이 숫자를 외치며 동시에 물이 가득 찬 에어풀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들은 서로에게 물을 튀기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은 중랑천 물놀이장이 올해 처음 문을 연 날이었다. 돌이 지나지 않은 영아부터 초등학생,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물총을 쏘고 비치발리볼을 주고받으며 물놀이를 즐겼다.
● 집앞 물놀이장이 피서지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서울시 내 자치구들이 잇달아 물놀이장을 운영하며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실내 수영장이나 계곡을 찾기 번거롭거나, 어린 자녀와 함께 깊은 수영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동네 물놀이장’은 새로운 피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중랑천 물놀이장은 2019년 처음 개장한 이후 올해 리모델링을 마쳤다. 워터슬라이드와 에어풀장을 포함해 30여 개의 물놀이 시설과 함께 샤워실, 탈의실, 몽골텐트, 음수대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평일임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굣길에 친구들과 함께 물놀이장을 찾았다는 이시율 군(10)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었지만 시원하고 재밌다”며 “집에 가서 슬리퍼만 갈아신고 다시 나올 거다”라고 말했다. 10개월 된 아들과 함께 방문한 김형준 씨(34)는 “아이가 어려 깊은 수영장은 부담스러운데, 여기는 얕고 바닥에 물도 뿌려줘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4세, 5세 자녀와 함께 온 김옥동 씨(37)는 “사설 물놀이장은 입장료에 식비까지 20만 원이 훌쩍 드는데, 여기는 집 가까워서 간단한 간식만 챙겨 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며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물놀이장 용수는 매일 새 물로 교체하고 15일마다 전문기관의 수질 검사를 실시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른 더위로 개장을 앞당긴 자치구도 있다. 서초구는 ‘양재천 수영장’ 개장일을 예년보다 3주 앞당겨 지난 21일 문을 열었다. 올해는 총 6400㎡ 규모의 수영장 부지에 수심 1.2m의 성인풀을 새롭게 설치해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금천구도 폭염에 대응해 ‘퐁당퐁당 어린이 물놀이장’을 예년보다 빠른 18일 개장했다.반려견과 보호자를 위한 물놀이장도 열린다. 강동구는 27일부터 29일까지 이동식 반려견 놀이터 ‘댕플’을 운영한다. 수심 30㎝의 반려견 전용 수영장이 마련돼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은 목줄 없이 자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 한강변 도심 워터파크도 개장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강 야외수영장과 물놀이장 6곳도 지난 20일 동시에 문을 열었다. 뚝섬·여의도·잠원한강공원 수영장과 잠실·양화·난지한강공원 물놀이장은 오는 8월 31일까지 73일간 운영된다. 지난해보다 운영 기간이 13일 늘었다.
한편 망원 수영장은 성산대교 북단 성능 개선 공사로 인해 올해 운영하지 않고, 광나루 수영장도 자연형 물놀이장 조성공사로 인해 문을 열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어 지난해에는 31만여 명이 다녀갔다”며 “올여름에도 안전하고 쾌적한 물놀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질과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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