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조각으로 완성해 낼 이야기 [책의향기 온라인]

10 hours ago 5

영화 편집의 교과서/기누가사 류톤 지음/121쪽·1만3000원·이콘출판(주)

영화 편집의 교과서, 기누가사 류톤 지음

영화 편집의 교과서, 기누가사 류톤 지음

“변화야말로 이야기다.”

저자 기누가사의 이론이다. 편집은 영화 제작에서 마지막으로 줄 수 있는 변화구다. 넘쳐나는 영상 플랫폼과 콘텐츠들. 나이나 직업에 상관없이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 중 경쟁력 있는 영상은 무엇인가?

예컨대 영화가 상영되고 가장 직관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장소는 영화관 화장실이라는 말이 있다. “영화가 좀 지루했어” 라는 평가 만큼 제작자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이 있을까? 이 말을 걷어낼 수 있는 것 또한 ‘편집’이다.

이 책은 영상의 핵심이 되는 편집 기술 48가지를 담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동영상은 일련의 정지화면 집합체다. 그는 영상을 잘라내고 재배열하며 합칠 때 하는 고심을 편집이라 표현했다.

작가와 관객, 영화는 각각 다른 시간으로 흐른다. 어떻게 조작할 것인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각 장은 영상 편집의 실전 요령과 포인트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끈다. 이어 ‘원모어 어드바이스(One more advice)’를 통해 장마다 감각적인 편집을 위한 팁을 전한다.

기본기가 없을지라도 단계적으로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편집 감각이 풍성해져 있을 것이다. 챕터 사이에 있는 영화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로 보는 실무적인 통찰과 편집자들의 고견도 책의 묘미 중 하나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을 세심한 조언을 담은 배려가 넘치는 책이다. 기누가사는 단편적인 툴 사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편집의 맥락을 읽는 법을 적었다. 어떻게 관객을 끌어들일 것인가? 저자는 에피소드의 계층 구조로 철저히 관객을 애태우게 만드는 법을 택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기승전결, 즉 구조의 완결성을 강조한다.

이미 찍힌 영상 위에서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법.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관객에게 여운을 남기는 법. 전체적인 흐름을 설계하는 법.

이것이 제작자와 관람가를 오가며 넓은 시각으로 쓰인 『영화 편집의 ‘교과서’』다. 그가 세운 편집 공식으로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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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주 동아닷컴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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