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트럭 명가 재건을 표방한 KG모빌리티가 국내 최초 전기 픽업 '무쏘 EV'로 출시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쏘를 전기차 버전으로 다시 내놓은 무쏘 EV는 픽업 본연의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전기차의 경제성과 실용성도 갖췄다.
픽업 트럭이라 하면 크고 투박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무쏘 EV는 도심형 전기 픽업으로 일반적 디자인과는 조금 다르다. 픽업 고유의 강인함과 전기차의 스마트한 이미지를 접목한 외관은 도심에도 어울리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면부는 선명한 후드 캐릭터 라인과 다이내믹한 블랙 그릴이 강렬한 대비를 이뤄 강인한 인상을 구현한다. 프런트 범퍼는 전면부를 보호하는 입체적 그릴 형상에 토잉 후크 커버와 고휘도 실버 스키드플레이트가 포인트를 줘 강력한 아웃도어 이미지를 완성했다. 후면부는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디테일이 눈에 띈다. 대형 KGM 엠블럼과 공구를 형상화한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대담하고 강렬한 디자인 정체성을 구현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KGM 링크 내비게이션을 하나의 화면으로 연결한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시원시원한 디스플레이 덕분에 각종 운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실내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2열 공간이다. 무쏘 EV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이상 수준인 850mm의 커플 디스턴스를 확보해 여유로운 레그룸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2열 80mm 슬라이딩 및 32도 리클라이닝 기능은 장거리 탑승 시 편안함을 극대화해 가족여행도 무리없는 수준이다.
무쏘 EV의 본격적인 주행 성능을 체험하기 위해 MX 트림을 타고 서울 강남세곡체육공원을 출발해 경기도 양평 한 카페까지 왕복 약 60㎞를 주행했다. 픽업 트럭이라고 해서 승차감이 좋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 성능 덕분에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무쏘 EV는 80.6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픽업 특유의 구조에도 1회 충전 주행거리 400㎞ 및 복합 전비 4.2㎞/kWh를 달성했다. 급속 충전 시 24분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충전 목표량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안심하고 운행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충전 단계에서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감시·제어하는 차세대 다중 배터리 안전 관리 시스템(BMS)을 적용했다. 충전 단계에서 온도·전압·전류 등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충전을 중단하는 기능이 포함돼 화재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
무쏘 EV는 152.2kW 전륜 구동 모터와 최적의 토크 튜닝이 적용된 감속기를 통해 최고출력 207마력과 최대 토크 34.6kgf·m의 파워풀한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매번 다른 브랜드의 다른 차를 운전하다보니 시승할 때마다 브레이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무쏘 EV는 너무 예민하거나 둔하지 않아서 운전하기 편했다.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최적의 NVH(Noise·Vibration·Harshness) 설계를 통해 픽업임에도 SUV 수준의 정숙한 주행 환경을 구현했다. 도로에서 주행하면서 시끄럽거나 진동 때문에 거슬리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다. 고속 주행시 약간의 풍절음이 있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주행부터 주차 안전과 편의까지 SUV에서 경험하던 안전감을 픽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최첨단 반자율 주행 보조 시스템인 인텔리전트 어댑팁브 크루즈 컨트롤(IACC)과 딥컨트롤을 비롯해 4코너 BSD(Blind Spot Detection), 지능형 차량 속도 제어(ISA), 자동 차선 변경 기능, 전방 추돌 경고(FCW), 긴급제동 보조(AEB) 등 최첨단 안전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데크는 최대 500kg까지 적재할 수 있어 캠핑 장비, 서핑보드, 바이크 등 레저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을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데크 활용성을 높인 고객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패키지로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뛰어난 경제적 효율성도 무쏘 EV의 장점이다. 차량을 5년간 운영한다고 했을 때 경쟁 차종인 기아 타스만에 비해 무쏘 EV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무쏘 EV의 판매 시작 가격은 4800만원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서울 기준 3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