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김미영 하상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3종 세트’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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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앞으로 발생한 수 있는 관세전쟁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역대 최대규모인 366조원의 무역금융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다. 개발도상국 중심의 대체시장 확보에도 나선다.
정부는 18일 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발표했다.
관세전쟁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과 함께 중국과 멕시코·캐나다(한 달 유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하고 내달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4월엔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다. 기업으로선 직접적인 대미 수출 차질 우려와 함께, 해외 현지 생산공장의 채산성 악화, 대미 수출길이 막힌 중국 경쟁사의 물량 공세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에 미국의 관세 조치로 직·간접 영향을 받게 된 기업에 관세대응 바우처를 제공키로 했다. 현지에서 법률·경영 컨설팅을 받거나 시장 조사에 필요한 자문을 받을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관세전쟁이 실제 경영상 피해로 이어지는 기업에 대해선 무역보험 한대를 최대 2배 확대 지원한다.
해외 사업장 운영이 어려워진 기업의 국내 복귀(유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도 확대한다. 현재 자동차·가전 등 일반 업종의 유턴기업은 21~23%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내년까진 10%포인트(p)를 더 지원한다.
금융 지원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린다. 정부는 앞선 연초에 역대 최대 규모인 366조원의 무역금융 지원 계획을 밝힌 바 았다. 여기에 더해 올 상반기까진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보험·보증료도 50% 할인해주고, 급격한 환율 변동에 특화한 무역금융도 8조5000억원 투입한다.
미국·중국 등 주력시장 불확실성 속 이를 대체할 신흥시장,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시장개척 지원도 확대한다. 코트라 등 지원기관은 멕시코, 브라질, 베트남 등 해외 지원 거점 14곳을 신설·강화해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필리핀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한 데 이어 한-말레이시아 FTA, 한-태국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대책이 앞으로의 피해 기업 구제책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현 대행 체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중국과 유럽 주요국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외교를 진행 중인 반면, 우리는 아직 통화조차 하지 못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망라했지만, 정부도 당연히 이것만으론 현 통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방위비 등 이슈를 많이 연계하는 만큼 우리도 대외경제장관 회의 등을 통해 이를 고려한 범부처 협상 마스터플랜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