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美 관세 충격에 韓 성장률 추가 하향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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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피치 웨비나 캡처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추가 하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주력 수출 품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에 대해서는 중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부채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피치는 15일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기업에 미치는 트럼프 관세정책 영향’을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피치는 지난 3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으나 이를 하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레미 주크 아시아태평양 디렉터는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관세 충격이 발생했다면서 약 두 달간 대통령 대행 체제에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것은 협상력이 다소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주크 디렉터는 “특히나 철강과 자동차, 반도체 등은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만큼 굉장히 중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미국 수출을 줄이는 동안 한국은 반대급부로 미국 수출을 늘려왔는데 이 점이 관세 충격에 보다 노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효과는 좀 더 보겠다는 입장이다. 주크 디렉터는 “추경 편성 등 공공 재정에 대한 평가는 중기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인 경제 충격을 관리하기 위한 재정 지원인 추경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관련해서는 ‘부채’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크 디렉터는 “신용등급 측면에서 한국 재정정책에 대한 평가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며 “다만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면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피치는 현재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 충격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브라이언 쿨턴 피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시건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이 199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상승했다”면서 “관세 충격은 연준으로 하여금 추가 금리 인하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일본에 비해 관세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잉 왕 디렉터는 “현대와 기아의 미국 내 생산 미국 판매 비중은 토요타나 혼다 등에 비해 적은 수준”이라면서 “관세 정책 여파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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