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제의’ 푸틴에 “정상회담” 역제안
중동순방 트럼프에 ‘3자 회담’ 시도
레오 14세, 첫 정상통화는 젤렌스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할 기회를 갖길 바란다”며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의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튀르키예로) 날아가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3자 회담 카드를 제시한 것. 마침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이다. 인근 국가인 튀르키예로 쉽게 향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일각에선 젤렌스키가 트럼프를 앞세워 푸틴 대통령을 향한 외교적 압박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대선이 연기된 사실을 내세워 젤렌스키 대통령을 정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제안하면서도 정상회담을 거론하지 않은 건 이런 배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두 정상이 만나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기존 입장을 철회하는 것이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튀르키예와 논의하면서도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8일 새 교황에 선출된 레오 14세가 취임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하는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아동 문제와 서방이 지지하는 30일 휴전에 대해 논의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새 교황과의 첫 대화가 “매우 따뜻하고 본질적이었다”며 “우리는 우리나라의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와 수감자 석방의 필요성에 대한 그의 말을 깊이 존중한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두 사람이 통화를 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FT는 “러시아에 중립적이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다른 행보”라고 평가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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