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자신 보좌관 등 대표단 파견
트럼프, 뒤늦게 “뭔가 생기면 갈 것”
크렘린궁은 14일 푸틴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이스탄불 협상에 파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푸틴 대통령 이름은 협상단 명단에 없었다.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던 젤렌스키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 역시 자연스럽게 물 건너갔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서도 러시아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푸틴 대통령이 그를 다시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번 협상이 3년 전 진행됐던 협상의 ‘재개’란 의미를 부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협상단에는 미하일 갈루진 외교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이고리 코스튜코프 군사정보국(GRU) 국장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이 긴 침묵 끝에 회담 전날 밤인 14일 오후 11시경에 대표단 명단을 공개한 점에 대해 전직 러시아 외교관 보리스 본다레프는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타임스에 “동맹국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막판에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의도적인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회담 시기를 두고도 이견을 보이며 기싸움을 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언론들은 회담일을 15일로 보도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바람’을 맞은 꼴이 됐지만 일단 튀르키예로 출국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린포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15일 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중동 순방국인 카타르의 도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회담에서) 무언가 일어난다면 16일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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