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美 '루이지애나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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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넘버2’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는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포스코가 제철소 건립 자금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생산량 중 일부를 넘겨받는 방안 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에 대응해 국내 1, 2위 철강업체가 처음으로 해외 공동 투자·생산 검토에 나선 것이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대자동차그룹과 루이지애나 제철소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 제철소 투자금 8조5000억원 가운데 절반을 현대제철 등 계열사와 외부 투자자에게서 조달한다고 밝혔는데, 핵심 외부 투자자로 포스코가 나선 것이다. 나머지 투자금은 차입을 통해 마련한다.

두 그룹은 포스코의 참여 방식과 투자 금액 등 세부 사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애나 제철소 지분 투자에는 세계 2위 철강기업인 인도 아르셀로미탈 등도 관심을 보이는 만큼 포스코와의 협상 과정에서 현대제철의 파트너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루이지애나 동맹’이 성사되면 동종업계에서 경쟁하는 국내 라이벌 기업이 해외에서 손을 잡은 첫 번째 사례다. 두 회사가 공동 투자 아이디어를 떠올린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을 돌파할 방법은 현지 생산뿐이지만 ‘나 홀로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커서다. 공동 투자·생산을 하면 현대제철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포스코는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윈윈이 된다고 본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철강을 미국에 수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발효된 25% 관세 여파로 수익성이 좋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동맹이 성사되면 향후 협업 대상이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 프로젝트 공동 연구개발(R&D)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우섭/김진원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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