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0.7점' 라면 없는 세계라면축제 실화냐…주최 측은 '잠수' [이슈+]

16 hours ago 2

세계라면축제, 부실 운영에 혹평 이어져
2200여종 있다더니…실제론 6~7종 뿐
농심 "축제 공식적으로 참여한 바 없어"
티켓 판매 주최 측은 연락 두절된 상태

부산 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세계라면축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산 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세계라면축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산 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세계라면축제'가 부실 운영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애꿎은 유통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행사장에 신라면 등이 배치돼 있어 관련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농심 측은 "이번 행사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대한 환불 요구와 항의가 빗발치고 있으나, 티켓을 판매한 주최 측이 연락 두절돼 소비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 혹평 쏟아지는 가운데…유통업계 "공식 참여한 바 없어"

2025 세계라면축제에 농심 신라면이 진열된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2025 세계라면축제에 농심 신라면이 진열된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영리법인 희망보트 등이 주최해 지난 2일 개막한 '2025 세계라면축제'의 이날 포털사이트 방문객 평점은 5점 만점에 0.7점을 기록 중이다.

주최 측은 그동안 전 세계 15개국의 2200여종 라면 브랜드가 참여한다며 축제를 홍보했는데, 방문객에 따르면 실제 준비된 라면 종류는 총 6~7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다양한 라면을 접할 것으로 기대한 관광객들은 입장료로 1만원을 지불했지만, 실제 행사장에서는 농심의 신라면과 오징어짬뽕 등만 제공됐다.

실제 방문객들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만을 쏟아냈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라면 없는 세계라면축제", "세계라면축제가 아니라 세 개 라면 축제다. 외국 라면 세 개, 국내 라면은 신라면, 오징어짬뽕뿐이다", "신라면, 오징어짬뽕만 있는 줄 알았으면 집 앞 편의점 갔다", "온수가 세수해도 될 정도로 미지근해서 라면을 먹을 수가 없었다" 등 부정적인 후기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농심은 작년에 했던 구미 라면 축제는 잘했는데 이건 왜 이렇게 했냐" 등 농심을 겨냥해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농심 측은 이번 축제와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이번 행사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거나 협찬·지원한 바가 전혀 없다"며 "주최 측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티켓 판매한 주최 측은 '잠수'

2025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에 구매한 티켓 취소 및 환불을 요청하는 글이 쇄도하는 모습. /사진=2025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 캡처

2025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에 구매한 티켓 취소 및 환불을 요청하는 글이 쇄도하는 모습. /사진=2025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 캡처

현재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에는 티켓 결제 취소 및 환불을 요구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티켓을 판매한 희망보트 측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일부 소비자들은 환불을 요청한 지 7일이 지났음에도 환불 처리는 물론 문의 답변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구매자는 "금일 이내로 환불 처리가 안 될 시 카드사에 이의제기 신청하고 소비자원에 민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은 이와 관련해 희망보트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공식 전화번호는 아예 전화기가 꺼져 있고, 담당자는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공동 주최 측으로 이름을 올린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 관계자는 "희망보트 측에서 무료 티켓 1만 장을 제공하고, 행사 종료 후 1억 원 상당의 라면을 후원하겠다고 해 이름만 빌려준 것일 뿐, 기획 과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우리도 희망보트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후원 단체로 소개된 부산광역시의회 관계자도 "공익적 성격이 인정돼 후원 명칭 사용을 허가한 것일 뿐, 행사 기획이나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