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떼돈 벌 줄 알았는데"…싹 바꾼다 '중대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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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편의점이 시장 포화와 소비 위축 속에 점포 수가 줄고 매출 증가세가 꺾이자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편의점 3사가 일제히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의 콘텐츠와 휴게 공간 등을 강화해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소비 위축에 편의점마저 꺾여

성장 날개 꺾인 편의점…매장 싹 바꾼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2월 매출은 4.6% 감소했다. 산업부가 발표하는 통계에서 편의점 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0년 2월, 3월 이후 처음이다.

편의점 매출 둔화의 주된 요인으로는 점포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점포는 총 5만4852개로 2023년 5만4880개에서 28개 줄었다. 1989년 국내에 첫 편의점이 문을 연 이후 연간 기준으로 편의점 점포가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수 소비 부진과 함께 3월까지 이어진 쌀쌀한 날씨로 야외 활동이 위축된 것도 실적 악화 요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3월 기온이 예상보다 낮았고 주말마다 눈과 비가 내려 고객 유입이 적었다”며 “소비 위축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신규 출점보다 기존 점포 리뉴얼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자 편의점업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CU는 점포 체질 개선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매장 내 집기, 진열대, 카운터 개선뿐 아니라 외벽 도색, 간판 교체까지 포함한 전방위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 유입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상품 구색을 늘리고 차별화 상품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발길을 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CU 관계자는 “점포를 리뉴얼하면 소비자에게 아예 새로운 점포로 인식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참여 점주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CU의 재단장 프로젝트에는 800여 개 점포가 참여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약 500개 점포가 추가로 동참했다. CU는 올해 말까지 연간 1200개 점포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엔 점포 노후화나 상권 변화에 따른 대응이 리뉴얼의 주된 배경이었는데 최근에는 매출 상위권의 우량 점포도 체질 개선 대상에 포함됐다.

리뉴얼 효과는 뚜렷하다는 게 CU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 점포에서 음료 냉장고를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휴게 공간을 확장한 결과 재단장 이후(7~12월) 하루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점포 리뉴얼에 힘쓰고 있다. 점포 리뉴얼 시 계약 유형과 리뉴얼 범위에 따라 본사에서 비용을 지원해준다. 지난해 10월에는 새로운 가맹 모델 ‘뉴웨이브’를 선보였다. 상권별로 맞춤형 차별화 상품을 갖추는 동시에 공간 디자인을 강조한 매장이다.

GS25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설문조사를 통해 매장 상품 구성과 서비스 전략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매장 내 집기와 진열 장비를 재배치하고 일부 점포는 공간을 아예 새롭게 꾸몄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점포 확대로 매출을 키우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체험형 콘텐츠, 휴게 공간 강화 등 점포 경쟁력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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