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나무 한 그루로 시작해 숲을 이루고, 그 숲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편백나무 하면 흔히 제주도나 남부지방을 떠올린다.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는 수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이 편견을 깬 인물이 있다. 경기 포천시에서 편백 불모지였던 중부 이북지역에 내한성 편백나무를 성공적으로 재배해낸 우세균 경기편백나무농원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우 회장은 지난 2010년 과수원을 운영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연스럽게 나무에 대한 관심을 키워오다 일본 여행 중 편백나무의 매력에 매료됐다. 귀국 후 남부보다 기온이 낮은 포천에 농장지를 마련하고 10만 그루 씨앗을 뿌렸으나, 혹한의 겨울에 모두 고사하고 단 한 그루만 살아남는 시련을 겪었다.
우 회장은 “처음엔 정말 막막했다. 포천이라는 지역에서도 편백이 자라게 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토질부터 바꾸며 3년간 토양 개량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그 결과, 점차 발아율이 높아지며 마침내 30만 그루의 울창한 편백나무 농장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우 회장이 개발한 편백나무는 일반 편백보다 추위에 강한 내한성 품종으로, 중부 이북지역 산림에도 식재가 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2020년에는 종자 등록까지 마쳐 산림 전문가들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각종 조림 프로젝트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사업을 넘어, 재선충병과 산불로 고통받는 산림 복원에 있다. 우 회장은 산림 복원을 위해 경기도와 수도권 지자체에 편백나무를 무상으로 지원하며, 특히 어린이들의 건강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경기중부지역 초등학교 숲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맑은 공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산림을 가꾸는 건 우리 세대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편백나무는 천연 살균물질인 피톤치드를 다량 함유해 스트레스를 낮추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아토피와 호흡기 건강, 미세먼지 저감에도 효과적이라 현대인에게 더없이 이로운 수종이다.
우 회장은 이 같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포천 농원에 힐링 체험 공간을 조성해 누구나 숲속에서 피톤치드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올해 역시 포천 화현면과 일동면에 각각 2만평, 6300백평 규모 농원에 20여만 그루의 편백나무를 재배 중이며, 앞으로 수도권 지자체를 대상으로 치유의 숲 조성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우 회장은 “산림은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앞으로도 내한성 편백을 중심으로 건강한 숲을 만들어가며, 대한민국 산림 복원의 작은 씨앗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