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23명 근덕중, 카누부의 금빛 물살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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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23명에 불과한 강원도 시골 중학교의 카누부가 전국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작은 학교의 큰 기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척시 근덕면에 위치한 근덕중학교 카누부다.

2일 삼척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근덕중 카누부는 지난달 27~29일 화천군 화천호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화천 파로호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중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3학년 권율은 C-1 200m를 포함해 2·4인승 등 6개 종목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줬다.

강원 화천에서 열린 제24회 파로호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중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근덕중 카누부 선수들과 지도진. 왼쪽부터 이홍서 지도교사, 권율, 이재형, 김준협, 김동민, 한연희 교장, 이승우 코치. 삼척교육지원청 제공

강원 화천에서 열린 제24회 파로호배 전국카누경기대회에서 중등부 종합우승을 차지한 근덕중 카누부 선수들과 지도진. 왼쪽부터 이홍서 지도교사, 권율, 이재형, 김준협, 김동민, 한연희 교장, 이승우 코치. 삼척교육지원청 제공

이번 대회는 2024 카누 스프린트 청소년 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었던 덕분에 근덕중 카누부는 겹경사를 맞았다. 3학년 권율, 김동민, 2학년 이재형 군이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됐다.

근덕중 카누부는 지난 5월 경남 일원에서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남중부 카누 1·2인승을 모두 석권했다. 권율 군이 1인승 500m에서 금메달을, 김동민 군과 함께 출전한 2인승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동급생인 권율, 김동민 군은 근덕중 카누부를 이끄는 주역이다. 근덕중은 전교생이 23명이며, 1학년과 3학년은 각각 5명, 2학년은 13명이다. 3학년은 여학생 3명을 제외하면 남학생은 권 군과 김 군 단 두 명이다.

근덕중 카누부는 2013년에 창단해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성과만큼은 뛰어나다. 창단 초기에는 선수 모두 초보였고, 카누도 없어 낡은 배를 빌려 쓸 정도로 형편이 열악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카누계의 전설로 불리는 이승우 코치의 지도력과 교육계, 지역사회의 든든한 지원이 어우러지면서 선수들의 기량은 급속히 향상됐다.

삼척시는 한 척당 약 1000만 원에 달하는 카누를 학교에 지원했고, 강원도교육청과 삼척교육지원청은 전지훈련을 도왔다. 이러한 지원이 결실을 맺으며, 근덕중은 2018년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카누 C-1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매년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수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도교육청과 삼척시가 9억 원을 들여 학교 내에 실내 훈련장을 지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도 마련됐다.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된 권율 군은 “국가대표가 돼 기쁘고, 더 큰 꿈이 생겼다”며 “더 큰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선생님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연희 근덕중 교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근덕중 카누부의 체육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음을 입증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우수 선수가 배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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