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티’가 돌아왔다! 맨시티, 어느새 EPL 선두권…아스널, 모락모락 피어나는 준우승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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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고 익숙한 ‘펩시티’가 부활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조용한 비상은 아스널에겐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우리가 잘 알고 익숙한 ‘펩시티’가 부활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조용한 비상은 아스널에겐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맨체스터 시티의 부활을 이끌어가는 엘링 홀란(왼쪽)과 필 포든. 사진출처|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맨체스터 시티의 부활을 이끌어가는 엘링 홀란(왼쪽)과 필 포든. 사진출처|맨체스터 시티 페이스북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는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초반부에 브라이턴, 토트넘, 애스턴 빌라에 패하며 어려운 출발을 알렸다. 그 중 2차례가 8월이었다. 큰 폭으로 이뤄진 스쿼드 변화의 여파로 보였다. 케빈 데 브라위너와 카일 워커, 잭 그릴리쉬, 일카이 귄도안, 에데르송 등 최근 팀의 성공시대에 기여한 올드보이들이 지난 여름 한꺼번에 떠나면서 사실상 맨시티는 거의 새로운 클럽이 됐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연이은 패배의 악몽은 잊은 지 오래다. 최근 14경기에서 불과 1패만 추가했을 뿐이다. 중위권에 머물던 맨시티는 어느새 2위까지 도약했다. 10일(한국시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EPL 11라운드 홈경기서 리버풀을 3-0으로 격파해 7승1무3패, 승점 22로 선두 아스널(승점 26)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이날의 승리가 훨씬 빛난 이유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사령탑 1000번째 경기여서다. 2007년 FC바르셀로나(스페인) B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감독의 길로 들어선 그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바르셀로나를 이끌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회, 스페인 국왕컵 2회 등 숱한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2013년 바이에른 뮌헨(독일)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영광은 계속됐다. 분데스리가 3연패와 포칼 2회 정상에 섰고, 2016년 맨시티에 부임해 EPL 6회 우승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2회 우승했고 2023년 UCL까지 제패했다. 승률도 대단하다. 1000경기서 716승을 거두며 ‘명장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맨시티의 빠른 재정비와 도약을 주목했다. “14경기에서 1패만 한 건 맨시티가 지난 8년 간 6차례 우승과 UCL 정상에 오른 저력을 되찾았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득점 기계’ 엘링 홀란의 퍼포먼스는 눈부시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노르웨이 골게터는 이번 시즌 18경기서 A매치를 포함해 28골을 기록했다.

사실 냉정히 보면 요즘 맨시티가 추구하는 축구는 최근의 흐름과는 많이 다르다. 세트피스 혹은 롱볼이 다시 유행하는 와중에도 ‘티키타카’로 불리는 패싱 플레이를 고집한다. 당장 아스널도 미식축구(NFL)이나 미국 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정도로 세트피스 전략을 마련하는 데 굉장히 적극적이다.

맨시티 축구의 핵심은 간단하다. 활동량이다. 더 많은 패스를 하기 위해 최대한 많이 뛴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번 시즌 EPL에서 맨시티 선수들은 총 1268.7km를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당 평균 115.3km로,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5.5km 증가한 수치다. 아스널은 1261.5km를 뛰었고 리즈 유나이티드(1254.7km)와 뉴캐슬 유나이티드(1235.8km)를 움직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린 공격과 수비를 할 때 상대가 예측하기 어렵게 하려고 한다. 우리가 대체 어떤 생각으로 뛰고 움직이는지 상대가 모른다는 건 굉장히 좋은 일이다”면서 “팀이 꾸준히 성장할 때 EPL에서 우승할 수 있는데, 지금의 우리가 그렇게 발전하고 있다. 여러 모로 우리가 과거의 (좋았던) 팀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잠시 사라졌던 에너지가 우리에게 돌아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연히 맨시티의 추격은 아스널에겐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온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수년간 지속된 준우승 악몽을 깨고 첫 타이틀을 바라고 있지만 추격자가 하필 맨시티란 점에서 몹시도 부담스럽다. 영국 유명 베팅업체의 슈퍼컴퓨터가 아스널의 우승을 예측했음에도 결국 축구는 사람이 한다. 조금 더 격차가 줄어들면 아스널은 극심한 ‘맨시티 트라우마’에 휩싸일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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