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주기 예산' 대명사 지방교육교부금 벌써 72조…10년 뒤엔 100조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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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로 인해 '퍼주기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의 질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정치적 고려에 따라 예산 배분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교부금을 내국세와 연동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교육 예산을 성과와 수요에 기반해 책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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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줄어도 교부금은 증가
일부 고등교육으로 돌렸지만
비효율적 예산집행 그대로
"내국세 연동방식 폐지해야"

사진설명

72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사실상 '퍼주기 예산'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교부금이 내국세와 연동돼 자동으로 배분되는 구조 탓에 예산 규모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습이다. 교부금 예산은 2016년 43조2000억원에서 2026년 71조6000억원으로 10년 새 약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 수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세수가 늘어날수록 규모가 함께 커진다.

이 제도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1년 도입됐다. 경제 개발 초기에 인재 양성을 위해 안정적으로 교육 재원을 확보해야 했던 당시에는 합리적 선택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국면에 접어든 현재에는 재정 현실과 괴리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구조적 방만재정의 상징"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개혁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2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연 1조5000억원가량을 고등교육 재원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매년 수조 원씩 증가하는 교부금 규모를 감안하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행 구조가 유지된다면 교부금 규모는 2030년 85조원, 2040년에는 113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예산이 급증하는 데 비해 공교육의 질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 학생들의 수학·읽기·과학 성취도는 2012년 전후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사교육비는 2024년 기준 29조1919억원으로, 2014년 대비 60% 이상 늘었다. 공교육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교육 성과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방만한 예산 운영 사례도 적지 않다. 반경 10㎞ 이내에 학생 수 200~300명 규모의 중학교 두 곳이 있었는데, 학생 1명을 위해 교원 5명과 직원·공무직 4명까지 총 9명이 근무한 곳이 있었다. 해당 학교는 결국 2024년 봄에 폐교됐다. 태블릿PC 전면 지급도 전시성·과잉 예산 집행의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교육 재정의 정치화 역시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2019년 한국지방행정학보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시도 교육청의 목적사업비는 선거를 앞둔 해일수록 학생 수가 많고 체감 효과가 큰 학교에 집중 배분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육 재정이 교육의 질 개선보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교부금 연구 전문가인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교부금을 내국세와 연동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초중고 교육 예산도 성과와 수요에 기반해 책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교육감 역시 선거가 아니라 개방형 공모를 통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물을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도 교육청은 2024년 기준 인건비만 48조원에 달한다며 교부금 존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 학교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은 전체 교부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교부금이 교육의 질 개선보다 시도 교육청 조직과 지방공무원 규모 확대에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단기적으로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교육계 표심을 의식하는 정치권이 구조 개편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교부금 개혁은 오래된 과제이지만, 급한 현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늘 뒤로 밀려왔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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