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핵심 사업권 DF1·2구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에 대한 신규 운영사업자 입찰이 20일 마감된다. 앞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임차료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각각 사업권을 반납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입찰에서는 과거처럼 공격적 베팅보다는 최저수용금액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마감한다. 입찰 대상은 화장품·향수·주류·담배를 판매하는 DF1·DF2 구역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권이다. 계약기간은 영업 개시일부터 2033년 6월30일까지로 약 7년이다. 관련 법에 따라 최대 10년 이내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입찰은 면세점 매출의 핵심 카테고리를 포함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사업자들의 입찰 전략은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수용가능 객당 임대료를 2023년 대비 인하했지만, 임대료 산정 방식 자체가 유지돼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공항 이용객 수에 객당 임차료를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여객 수가 늘어날수록 임대료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기존 사업자인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입찰 당시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수요 회복 기대를 반영해 인천공항이 제시한 최저수용금액(DF1 5346원, DF2 5617원) 대비 각각 68%, 61% 높은 금액을 써내 낙찰받았지만 여객 수 회복에도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사업권을 반납했다.
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최저수용가능 객당 임대료를 DF1 5031원, DF2 4994원으로 책정하며 2023년 수준보다 각각 5.9%, 11.1% 인하했다. 최근 소비 및 관광 트렌드 변화로 어려운 면세 업황을 감안해 문턱을 낮춘 조치로 풀이된다.
입찰에는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면세점 등 면세업계 주요 4사가 모두 뛰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의 관전 포인트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사업자들의 '참여 전략'이다. 과거와 같은 출혈 경쟁 대신 최저수용금액을 기준으로 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조건이 일부 완화됐다고 해도 손익이 중요한 상황으로 이전보다 각 사가 제시한 입찰가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롯데면세점이 거론된다. 2023년 입찰에서 탈락한 이후 내실 경영을 강화하며 수익성 회복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주요 면세점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데다 위약금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최대 19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위약금 부담이 남아있어 공격적인 입찰에는 제약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부산점 폐점과 공항 사업권 반납으로 운영 매장이 크게 줄어든 점은 전략 변화의 변수로 꼽힌다.
신라면세점 역시 사업권 반납에 따른 위약금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만큼 무리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해외 사업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점도 보수적인 전략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3개 면세점 모두 사업권을 반납한 이력이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앞서 롯데면세점도 2018년 인천공항 일부 사업권에서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철수한 이력이 있다. 사업권을 한 차례 반납한 이력이 평가 과정에서 '안정적인 운영 능력' 항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면세점은 2023년 DF5 권역 입찰 당시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낙찰받지 못한 바 있다.
이외에도 현대면세점과 글로벌 면세기업 아볼타(옛 듀프리)도 지난 입찰설명회에 참석해 도전 의사를 나타냈다.
공사는 제안서 평가를 거쳐 사업권별 적격 사업자를 복수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할 예정. 관세청이 DF1·DF2 사업권에 대한 특허 신청 접수 시점을 2월 초로 제시한 만큼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이달 말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관세청은 특허심사를 통해 낙찰 대상 사업자를 선정하고, 이후 공항공사가 협상을 통해 최종 낙찰자를 결정한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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