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꽃예술회 前회장 해성 스님
“꽃은 그 향기를 모두에게 나눠줘
깨달음을 타인에 쓰겠다는 의지”
부처님오신날(24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제17회 불교꽃예술전’이 열렸다. 화엄경(華嚴經),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등 경전 이름부터 염화미소(拈花微笑), 세계일화(世界一花) 등 불교 성어까지 불교와 꽃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부처님오신날 아기 부처님을 씻기는 의식(관불의식)이 이뤄지는 관불단도 각양각색의 꽃으로 꾸며진다.
13일 서울 송파구 광림사에서 만난 한국불교꽃예술회 전 회장인 해성 스님은 “불교에서 꽃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자리이타(自利利他·남과 자신 모두 이롭게 함)의 수행을 상징한다”며 “꽃을 공양하는 마음이 곧 불심이고, 꽃 마음이 바로 부처님 마음”이라고 말했다.
“불교에서 꽃은 ‘만행화(萬行花)’라 합니다. 한 송이 꽃이 피기까지 오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듯, 하루하루의 작은 노력과 선행, 수행이 모이고 모여 깨달음의 꽃이 된다는 의미지요. 꽃은 자신을 위해 피어나지만, 그 향기와 아름다움을 모두에게 나눠줍니다. 그래서 부처님께 꽃을 공양하는 건 단지 아름다움을 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꽃처럼 타인을 이롭게 하는 데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요.”해성 스님은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법문하던 중 꽃 한 송이를 들자, 제자인 마하가섭만이 미소를 지었다”며 “그 순간 말로는 다할 수 없는 8만4000 진리가 꽃을 통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흔히 부처님 말씀을 8만4000 법문이라 하는데, 인간에게 8만4000 번뇌가 있어 이에 대해 설법한 것을 일컫는다. ‘팔만대장경’은 이를 실은 것이다.
해성 스님은 “연꽃이 대표적으로 불교를 상징하지만, 사실 가르침을 주지 않는 꽃이 없다”고 말했다.
“꽃은 아스팔트 갈라진 틈새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을 피워내지요. 저는 그 꽃을 ‘희망의 꽃’이라 부릅니다. 어찌 보면 진흙탕이란 열악한 환경에서 꽃을 피워낸 연꽃보다도 더 힘든 처지를 이겨낸 것이니까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주지요. 부처님도 보셨다면 아마 미소 짓지 않으셨을까요? 하하하.”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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