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한 여러 난치병 치료 시도가 이미 진행 중이다. 특히 1형 당뇨병 치료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면역계로부터 공격을 받아 파괴돼 생기는 질환으로, 완치 방법이 없다. 이에 환자는 평생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iPSC로 베타세포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만들어진 베타세포를 환자의 복부에 주입하면 다시 인슐린 생성 능력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톈진시 제1중심병원에서는 연구진이 이를 통해 환자 치료에 성공했다. 이식 치료 후 75일째부터 환자는 인슐린 주사 없이도 혈당 조절 기능을 완전히 회복했다. 장기 전신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당화혈색소도 정상 범위까지 감소했다. 또한 1년 추적 관찰에서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해당 결과는 세계 3대 과학학술지인 ‘셀’에 게재됐다.
iPSC는 파킨슨병 치료에도 쓰일 수 있다. 파킨슨병은 뇌세포 변형으로 운동에 꼭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는 질병이다. 이로 인해 몸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긴다. 미국에서 iPSC를 이용해 손상된 신경세포를 되살리는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심부전 치료를 위한 iPSC 활용도 연구되고 있다. 심부전은 심장의 힘이 약해 혈액을 충분히 짜내지 못하는 병이다. 독일 괴팅겐대 연구진이 iPSC로 만든 인공 심장 근육 패치로 인간의 심장 기능을 재생했다. 심장 패치는 작은 혈관으로 연결돼 심장으로부터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으며 제 기능을 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다만 iPSC를 비롯한 신재생의료는 안전성 문제가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15~2019년 시행된 2등급 고위험 신재생의료 치료를 분석한 결과 351건 중 88건(25.1%)이 안전성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