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와 영화, 예능 등 콘텐츠가 미국 할리우드에 이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분석업체 암페어(Ampere)는 15일(현지시간) "한국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에서 미국 콘텐츠를 제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넷플릭스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암페어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콘텐츠는 2023년 이래 넷플릭스 전체 시청 시간에서 미국 콘텐츠(56∼59%)에 이어 2위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콘텐츠 점유율은 8∼9%로, 영국 7∼8%, 일본 4∼5%보다 높다.
비영어권인 한국 콘텐츠가 점유율 2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영국은 미국 할리우드에 이어 '스토리 강국'을 표방하며 다수의 드라마 시리즈, 영화 등을 세계 시장에 공급해 왔다. 일본 역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 시리즈를 비롯해 한국 드라마가 최근 몇년 사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넷플릭스 시청 시간 통계에서 영국과 일본 콘텐츠를 앞지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암페어는 "현재 한국은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국외(non-US) 프로그램과 영화 500개 중 85개(17%)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스트리밍 6억1990만 시간을 기록한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비롯해 정소민, 정해인 주연의 '엄마친구아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등을 대표적인 히트작으로 꼽았다. 그뿐만 아니라 '오징어게임' 시즌1을 비롯해 '눈물의 여왕', '사랑의 불시착' 등 수년 전에 공개된 드라마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콘텐츠의 성공 비결은 오랫동안 확립된 콘텐츠 제작 및 라이선싱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암페어는 지난해 하반기 넷플릭스에서 상위 100위 안에 드는 한국 작품의 절반 이상이 자체 오리지널 작품이었고 31%는 넷플릭스 독점 공개였다고 전했다. 독점 콘텐츠의 대다수는 CJ ENM이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넷플릭스가 2028년까지 한국 콘텐츠에 25억달러(약 3조5708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은 한국 콘텐츠 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콘텐츠 업체들도 글로벌 '한류' 현상에 올라타고 있다"면서 글로벌 투자와 해외 스튜디오 협업 사례 등을 소개했다.
암페어의 리서치 매니저 오리나 자오는 미국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한국 콘텐츠는 '오징어 게임'과 '킹덤'과 같은 히트작과 함께 지속적인 시청 시간을 끌어내며 넷플릭스의 세계적인 성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제작과 라이선스 콘텐츠를 포함한 고품질의 한국 작품에 계속해서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