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수미의 솔직한 심정들이 담긴 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사진=도서출판 용감한까치) |
13일 출판사 용감한까치 측에 따르면, 김수미가 30대부터 생전 최근까지 썼던 일기들을 담은 책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최근 책으로 출간됐다.
김수미의 유가족 측은 “김수미가 말년에 겪었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 온 만큼 안타까운 마음에 일기를 공개했다”고 발간 취지를 밝히며 “책 인세는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30대 젊은 나이였던 198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24년까지의 일기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아 엮어 구성하고 있다.
출판사 측은 “김수미의 일기는 80년대부터 90년대를 거쳐 요즘의 시대상까지 두루 반영하며 한 여자의 억척스러운 일생과 고민,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쉽지만은 않았던 여배우의 삶을 살면서도 가장으로서 가정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생을 갈망했던 오랜 일기들은 지금껏 대중에게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인간 김수미, 여배우 김수미에 대한 새로운 면모와 노력을 잘 보여준다”고 평했다.
매일 이른 새벽 일기장을 펴고 펜을 들었던 그녀의 솔직한 생각들이 최대한 모두 표현될 수 있게 교정은 최소한으로만 진행했다. 일기 속 내용을 덜어내거나 자르지 않고 그대로 엮었다. 일기 외에도 고인이 생전 작성한 짤막한 칼럼 원고들, 단편 글들도 해당 연도에 모두 함께 구성하고 미디어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방송가 이야기를 그대로 실어 사람 김수미를 책에 담았다.
(사진=도서출판 용감한까치) |
책 내용에 따르면 별세 직전 김수미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식품을 판매하던 회사와 분쟁을 겪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11월 남긴 일기에는 “하루하루가 고문이다. 기사가 터져서 어떤 파장이 올지 밥맛도, 잠도 수면제 없이 못 잔다”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말년에 공황장애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심정지가 발생해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향년 75세. 유족이 밝힌 사망 원인은 고혈당쇼크다. 유가족은 “언제나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시청자 곁에 머물렀던 김수미를 기억해주시기 바라며, 가족들도 오랜 세월 보내주신 성원과 사랑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1980년 32세의 나이에 MBC ‘전원일기’ 일용 엄니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고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발리에서 생긴 일’과 영화 ‘가문의 영광’, ‘헬머니’ 등 수많은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예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tvN ‘회장님네 사람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 출연했다. 또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직전까지도 뮤지컬 ‘친정엄마’에 출연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한편 고인은 유작으로 신현준, 정준호와 함께 출연한 영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을 남겼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