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코인 국내 결제 매장 600곳 육박…'폰지 논란'에도 업주들 "여전히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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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코인 국내 결제 매장 600곳 육박…'폰지 논란'에도 업주들 "여전히 신뢰"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은 무엇일까. 대부분 비트코인(BTC), 엑스알피(XRP) 등 주요 가상자산을 떠올리겠지만 실제로는 파이네트워크, 일명 '파이코인(PI)'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파이코인은 업계에서 많은 논란이 있는 가상자산이다. 가입자 수만 6000만명이 넘어가는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됐는지, 채굴 방식은 무엇인지, 프로젝트의 주요 구성원은 누구인지 등의 핵심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파이코인을 다단계 사기(폰지)로 간주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내 파이코인 커뮤니티의 신뢰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국내 가입자 수는 약 130만명에 달하며, 국내 최대 커뮤니티인 파이파파의 회원 수도 12만명이 넘는다. 또한 14일 기준 국내에서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는 매장은 585곳에 이른다.

특히 지난 2월 20일 파이코인이 OKX 등 글로벌 중앙화거래소에 최초로 상장되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기준 파이코인 가격은 1.67달러로, 상장 이전 P2P 거래에서 최대 10만원에 거래될 때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상태다.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자영업자들, 특히 2021년부터 이를 활용해 온 이들은 현재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파이코인'은 무엇인가

먼저 파이코인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 '무료 채굴'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프로젝트다. 파이코인 백서에 따르면 파이코인의 궁극적 목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P2P(개인 간 거래) 가상자산이 되는 것으로, 모든 사용자가 가상자산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명시했다.

쉬운 접근성을 강조한 만큼 채굴 방식도 단순하다. 파이코인을 채굴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파이 앱을 다운로드한 후 하루 한 번 출석 체크하듯 채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채굴 보상은 사용자가 커뮤니티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여도는 추천인 제도를 통해 측정한다. 즉, 주변인들에게 파이코인을 소개하고 추천인을 많이 모을수록 채굴 보상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이코인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 지속적인 논란이 제기돼 왔다. 특히 메인넷 출시 여부가 불확실하며, 실제 코인이 발행되지 않거나 거래소 상장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채굴을 위해서 주변인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다단계 사기와 같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파이코인은 결국 최초 발행일로부터 약 6년 뒤인 지난 2월 20일 오후 5시(한국시간) 메인넷을 출시했으며 OKX, 게이트아이오, MEXC 등 다수 글로벌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상장 후 폭락에도…파이 결제 업장 "여전히 신뢰"

사진=파이스토어 웹사이트 갈무리

사진=파이스토어 웹사이트 갈무리

파이코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파이스토어에 따르면 14일 현재 기준 국내 585개의 매장이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고 있다. 서울에만 100곳이 넘는 매장이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경기, 전라, 경상, 강원, 제주 등 국내 전 지역에 파이코인 결제 허용 매장이 분포돼 있다.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외식업(133곳), 미용업(64곳), 건설업(56곳), 스포츠·레저(49곳) 등 다양한 매장에서 파이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 자영업자가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이유는 크게 파이코인에 대한 신뢰감과 홍보 목적 두 가지로 추려진다.

전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금은 파이코인이 2000원 정도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 파이코인의 가격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가 성장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라며 "현재 가상자산 결제는 비트코인과 파이코인 두 가지만 받고 있는데, 이들 두 가상자산만 미래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미용실 주인 B씨는 "파이코인의 백서를 읽고,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코로나 당시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파이 커뮤니티를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자 파이코인 결제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파이코인 택시를 운영 중인 C씨 역시 "파이네트워크 재단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고 직접 조사를 해봤는데, 미국 유명 대학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인물들이 창립한 프로젝트에다 비전도 마음에 들었다"라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파이코인 결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기기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무료로 채굴에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이들의 마음을 끌었다. B씨는 "파이코인은 채굴에 어떠한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이 점이 파이코인 커뮤니티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오프라인에서 파이코인 결제 매장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커뮤니티가 커질수록 파이코인의 가치는 커질 것"이라며 신뢰감을 내비쳤다.

한편 파이코인은 지난 20일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 P2P 거래에서 최대 10만원의 가치로 거래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11분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 파이코인은 1.67달러(약 2400원)로, 상장 이전 최고점 대비 무려 약 97% 하락했다. 파이코인이 상장되기 전부터 파이코인 결제를 허용한 매장에서는 엄청난 손해를 보고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후회는 없다. 어차피 오를 것"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충북 제천에서 요식업을 운영 중인 D씨는 "2022년 12월부터 파이코인 결제를 허용했는데 당시에는 1파이 당 1만원에 거래를 허용했다. 현재는 중앙화 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나오는 가격으로 파이코인 결제를 받고 있다"라며 "파이코인의 창립자는 여태 약속한 로드맵을 모두 지켰다. 향후 가치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코인 결제를 허용한 매장들. /사진=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파이코인 결제를 허용한 매장들. /사진=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업계 논란은 계속…"억지로 만들어 낸 생태계, 사기에 불과"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파이코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파이코인의 상장과 관련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한 대표적인 인물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의 최고경영자(CEO) 벤 저우다. 그는 파이코인의 상장과 관련해 "여전히 파이코인이 사기라고 생각한다. 바이비트에 절대로 상장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파이코인의 합법성에도 여전히 의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을 둘러싼 생태계는 해당 가상자산의 내재적 가치를 통해 형성되는 반면 파이코인은 그렇지 않다"라며 "특히 국내 파이코인 생태계는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과대 홍보를 함으로써 아무런 가치가 없는 파이코인에 억지로 사업을 붙여 만들어 낸 생태계다. 이는 폰지 사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파이코인을 구매하는 사람들이나 파이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점주들만 피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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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wook9629@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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