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는 200억…쇼박스, '왕사남' 이어 '살목지'로 얼마나 벌까 [김소연의 엔터비즈]

2 hours ago 2

입력2026.04.17 19:19 수정2026.04.17 19:19

/사진=영화 '왕과 사는 남자', '살목지' 스틸

/사진=영화 '왕과 사는 남자', '살목지' 스틸

지난해 117억원의 손실을 봤지만 올해는 다르다. 아직 1분기만 지났을 뿐이지만 기록적인 실적이 나오리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살목지'까지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는 쇼박스의 이야기다.

2024년 '파묘'의 흥행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다시 적자로 추락했던 쇼박스가 2년 만에 또 한 번의 '메가 히트작'을 품에 안았다. 여기에 영화 '군체', 디즈니플러스 '현혹' 등 대형 라인업이 준비돼 있다는 점에서 쇼박스의 올해 실적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쇼박스는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플러스엠 등과 함께 국내 5대 영화 투자배급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히트작 유무가 회사 실적을 직접적으로 좌우한다.

쇼박스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786억원이던 매출은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 468억원으로 40% 가까이 급락했다.

이듬해 2021년에는 '랑종', '싱크홀' 등의 선전으로 509억원까지 회복됐고 2022년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비상선언' 등을 잇달아 배급하며 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스즈메의 문단속' 수입 배급과 '비공식작전' 등의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치며 401억원으로 29% 감소했다.

전세는 2024년 '파묘' 한 편으로 뒤집혔다.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스릴러 '파묘'가 1188만명을 동원하며 쇼박스는 2024년 1분기 매출만 632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 매출 931억원, 영업이익 245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극장 매출 1149억원을 올린 '파묘' 한 편에서 영화상품 매출 550억원, 부가판권 매출 75억원이 한꺼번에 쏟아진 결과였다.

다만 '파묘' 이후 지난해 선보인 영화 '퇴마록', '로비', '소주전쟁', '퍼스트라이드' 등이 연이어 흥행 면에서 부진했다. 드라마 '마녀'가 채널A와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하며 선전했지만 영화 부문 손실을 메우지는 못했다.

쇼박스의 2025년 연간 매출은 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급감했고 영업손실 117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150억원을 웃돌았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올해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지난해 12월 말 개봉한 '만약에 우리'가 260만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분위기를 띄웠고, 설 연휴를 겨냥해 선보인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는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간 덕분이다. 개봉 31일 만에 1000만 고지를 넘은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11일 오전 누적 관객수 1628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관객수 2위에 올랐다.

누적매출액으로는 역대 1위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지난 16일까지 '왕과 사는 남자'의 누적매출액은 1590억9416만원이다. 순제작비 105억원의 영화가 15배 이상의 매출을 거둔 셈이다. '왕과 사는 남자'의 손익분기점은 300만명으로 알려졌다.

쇼박스는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등과 달리 관련 법인 멀티플렉스 극장이 없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극장 및 부가판권 등 총수익이 총제작비를 초과하면 남는 이익을 투자사와 제작사가 6대4로 나눈다는 점에서 '왕과 사는 남자' 한 편으로 쇼박스에 귀속되는 수익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파묘' 한 편이 2024년 1분기에만 영업이익 200억원을 안겨줬음을 감안하면 '왕과 사는 남자'의 더 큰 흥행이 올해 상반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8일 개봉한 이상민 감독의 호러 영화 '살목지'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순제작비 30억원, 손익분기점(BEP) 80만명의 '살목지'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무난히 BEP를 넘겼다. 개봉 2주 차 주말을 앞두고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16일까지 누적매출액은 102억3827만원이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제작으로 영역을 넓히며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점도 쇼박스의 매출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쇼박스는 2020년 JTBC '이태원클라쓰'를 시작으로 2024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살인자ㅇ난감', 2025년 채널A '마녀'까지 성공적인 드라마 제작 이력을 쌓아왔다. 지난해 기준 드라마 매출은 44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0.5%를 차지했다. 영화 매출이 182억원으로 29.1%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인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쇼박스는 올해에만 연상호 감독과 배우 전지현이 의기투합한 영화 '현혹', 수지와 김선호 주연의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현혹'까지 다양한 작품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숏폼 드라마 제작 및 유통, 해외 공동제작 및 공동투자 등 신규 콘텐츠 포맷과 사업 영역 확장도 준비 중이다. 쇼박스는 올해 초 '드라마박스', '비글루' 등 글로벌 숏폼 플랫폼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브라이덜샤워: 사라진 신부'와 '망돌이 된 최애가 귀신 붙어 찾아왔다!' 등 두 편의 숏폼 드라마 촬영을 이미 지난해 12월에 마쳤고, 상반기 론칭을 앞두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영화는 극장 및 부가판권 등 총수익이 총제작비를 초과하면 남는 이익을 투자사와 제작사가 나누는 구조라 리스크도 크지만 흥행 작품이 나왔을 때 수익도 크다"며 "반면 OTT 오리지널 작품은 제작비에 외주 수수료가 붙는 안정형 구조이지만 작품이 흥행하더라도 추가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쇼박스가 투트랙 전략을 취하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