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中 대형 포털 입방아
중국 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찐팬의 아버지인 바이두 부사장이 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어린 딸이 아버지의 권력을 이용해 바이두 서버에 담긴 개인정보를 빼냈느냐로 모아졌다. 바이두 측은 논란이 불거진 뒤 3일 만에 “내부 조사 결과 해당 정보는 바이두 서버가 아닌 해외의 다른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의혹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중국 언론은 평소라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크게 보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관영 신화통신은 “바이두의 해명이 사람들의 의심과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중앙(CC)TV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점과 관련 범죄에 대한 기획 프로그램을 방영했다.무엇보다 사건이 불거진 타이밍이 나빴다. 올해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기술력이 큰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고 중국 측으로 넘긴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정부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자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중 하나인 바이두가 얽힌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달가울 리 없다. 경제매체 펑파이신문은 “바이두가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정부와의 AI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고 혹평했다.
中 정부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이번 바이두 부사장 딸과 관련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그 불똥이 자칫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과 관리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같은 정부의 과도한 정보 수집과 통제, 나아가 유출 우려는 중국의 국제 위상과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중국이 공을 들이는 외국 기업과 투자 유치 정책에 더욱 안 어울린다. 중국은 ‘경쟁 상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자국 시장 진입장벽 낮추기, 외국 기업에 공정한 환경 조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유출 우려는 글로벌 기업이 ‘중국행’을 멈칫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딥시크나 최고 성능의 중국산 로봇청소기들이 해외 국가에서 왜 각종 우려를 낳는지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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