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발라드와 록에 힙합까지. 트롯과 K팝 아이돌에 편중돼 있던 방송사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다양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강력한 팬덤 파워를 갖춘 트롯과 K팝 아이돌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받아 온 분야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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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발라드’(사진=SBS) |
‘발라드 황제도’ 주시…차세대 발라더 나올까
방송을 앞둔 발라드 서바이벌은 SBS가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SM C&C와 손잡고 론칭하는 ‘우리들의 발라드’다. ‘우리들의 발라드’는 연예인과 일반인들로 구성된 이른바 ‘탑백귀 대표단’ 150명이 발라드 장르계를 이끌 원석을 발굴하는 포맷의 오디션이다. 참가자들은 발라드 장르 곡으로 무대를 꾸민 뒤 100표 이상을 받아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우리들의 발라드’ 참가자 평균 나이는 18.2세로 차세대 신예 발라더 탄생을 기대케 한다. 이 프로그램은 23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한다. ‘탑백귀 대표단’에 합류한 연예인은 정재형, 전현무 추성훈, 차태현, 박경림, 대니구, 크러쉬, 미미, 정승환 등 9명이다.
발라드 장르에 초점을 맞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지상파 방송사에서 전파를 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데뷔 35주년을 맞아 새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발라드 황제’ 신승훈은 22일 열린 컴백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들의 발라드’를 언급하며 “K팝의 위상이 높아져서 기분이 좋지만, 장르가 고르게 사랑받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기도 하다. 발라드가 다시 눈에 띄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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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트클럽’(사진=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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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12’ 프로듀서 라인업(사진=Mnet) |
새 밴드 서바이벌에 ‘쇼미더머니’까지 부활
한편 록와 힙합 장르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음악 채널 Mnet이 선보인다. 록 장르를 내세우는 신규 프로그램은 10월 21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하는 ‘스틸하트클럽’이다. ‘스틸하트클럽’은 밴드 결성기를 그린다.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 보컬 등 각기 다른 포지션의 참가자들이 글로벌 밴드 멤버가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참가자들의 성장을 도울 디렉터로는 씨엔블루의 정용화, 페퍼톤스의 이장원, 선우정아, 워너원 출신 하성운 등이 나선다. MC는 배우 문가영이다.
Mnet은 ‘쇼미더머니12’와 ‘힙팝 프린세스’를 통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힙합 장르에도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쇼미더머니’는 2022년 11번째 시즌 종료 이후 긴 휴지기를 가진 끝에 다시 돌아온다. 아직 편성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지코·크러쉬 △그레이·로꼬 △제이통·허키 시바세키 △릴 모쉬핏·박재범 등이 이름을 올린 프로듀서 라인업이 베일을 벗으면서 새 시즌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Mnet은 오는 26일까지 래퍼 공개 모집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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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팝 프린세스’ 한국 참가자(사진=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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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프린세스’ 일본 참가자(사진=Mnet) |
10월 16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하는 ‘힙팝 프린세스’는 여자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의 스핀 오프 프로그램이다. Mnet 모회사 CJ ENM이 일본 광고대행사 하쿠호도와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 ‘챕터 아이’를 통해 진행하는 한일 합작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힙팝 프린세스’의 경우 힙합과 K팝을 엮은 포맷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모인 40인 중 힙합 걸그룹 멤버로 데뷔할 참가자를 가리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걸그룹 아이들의 소연, 힙합 듀오 다이나믹듀오의 개코, 일본 댄서 리에하타, 일본 보이그룹 에그자일 출신 이와타 타카노리 등이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제작 사이클이 다시 ‘서바이벌 시즌’으로 돌아온 분위기”라며 “저마다 차별점을 두기 위해 다양한 음악 장르를 내세운 특이점이 모처럼 방송가와 대중 음악계의 뜨거운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