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상원서 발목 잡히나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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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폴 미국 상원의원(공화당, 켄터키주)이 3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예산조정법안(OBBBA)에 대해 반대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랜드 폴 미국 상원의원(공화당, 켄터키주)이 3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예산조정법안(OBBBA)에 대해 반대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원들이 추진하는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이 상원에서 계류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원 중 일부 이탈자들이 나올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켄터키주 상원의원인 랜드 폴 의원은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법안이 부채한도를 크게 늘리는 것이 보수주의의 가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부채 한도를 5조달러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부채(한도) 증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한도를 올려놓고 이 한도를 채우지 않은 적이 없다"면서 "그러므로 그것이 당장 부채를 늘리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그 한도는 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법안은 문제를 뒤로 미뤄서(back-burner) 우리가 1년이나 2년 동안 문제를 논의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공화당 내에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져서 통과를 저지할 수 있는 "충분한 멤버가 확보됐다는 데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CBS뉴스의 '페이스 더 네이션' 코너에 출연해 "최소 4명의 공화당 의원들이 이 법안에 반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세금 감면에는 찬성하지만 부채한도 증가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폴 의원을 겨냥해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랜드는 모든 것에 반대표를 던지면서도 어떤 실용적이거나 건설적인 아이디어는 가져본 적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의 아이디어는 사실 미쳤다(패배자!)"고 하면서 "켄터키 사람들은 그를 참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OBBBA는 "큰 성장 법안"이라고 자평하면서 그의 반대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68% 세금 인상과 미국 역사상 첫 부채 디폴트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입법의 경우 필리버스터와 같은 행위를 피해서 통과되기 위한 최소 표가 60표이지만, 현재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OBBBA는 '예산조정'이라는 특수절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50표만 확보하면 통과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데, 부통령(상원의장 겸임)이 1표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50표만으로도 과반 달성이 가능하다.

트럼프 정부는 이런 이유로 60표가 필요한 다른 입법을 추진하는 대신 자신의 주요 경제정책, 특히 감세 및 기존 대통령의 입법 폐기 등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OBBBA에 넣어서 50표만으로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 의석 수는 53석이다. 이 중에서 3명까지는 이탈표가 나와도 되지만, 4명 이상일 경우에는 부결이 될 수 있으므로 이탈표 단속이 최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와 이 내용에 딸린 한 지지자의 코뿔소 메시지./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메시지와 이 내용에 딸린 한 지지자의 코뿔소 메시지./ 트루스소셜 캡처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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