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CEO, 인력감축 경고
“AI 에이전트가 업무 자동화”
빅테크 고용감소 언급 첫사례
전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해 회사의 직원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빅테크 기업에서 구체적으로 인력 감소를 언급한 사례는 처음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전사 직원들에게 ‘생성형AI에 관한 생각’이라는 메모를 전달했다. 이 글에서 그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트가 도입되면서 업무 방식도 변화할 것”이라면서 “일부 업무를 처리하는 인력은 줄어들고, 다른 유형의 업무를 처리하는 인력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향후 몇 년 안에 AI를 전사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해 효율성이 향상되면서 전체 직원 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앤디 재시의 이런 언급은 대기업에서 나온 것 중 가장 엄중한 발언이었다. 그동안 기업들은 AI로 인해 줄어드는 만큼 추가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 전체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력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재시 CEO는 에이전트의 등장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AI 에이전트가 우리 모두의 업무 방식과 삶의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자연어로) 말하면 웹 (및 다양한 데이터 소스)을 검색해 시간을 소모하는 많은 작업을 자동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회사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걸쳐 수십억 개의 이러한 에이전트가 존재할 것”이며 “쇼핑, 여행, 일상적인 집안일 등 업무 외적인 일들을 대신해 주는 에이전트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마존은 최근 몇년간 대규모로 인력을 줄였다. 2022년 1만명, 2023년 1만7000명의 인력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과도하게 인력수를 늘린 영향이었다. 앞으로는 에이전트와 AI 의 등장으로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이 AI의 영향으로 인력을 줄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는 “AI가 은행의 지불 처리 및 고객 재산 관리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면서 은행 업계 전체의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최근 자사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수백 명의 인사 담당자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라 알버 윌리엄스-소노마 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AI 도구를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인력 부족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쇼피파이 경영진은 최근 각 팀이 AI를 통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먼저 평가한 후 추가 인력을 채용하도록 지시했다. 인력을 채용하기 전에 AI를 사용해보라는 것이다.
최근 세계경제포럼 조사에 따르면, 약 41%의 고용주가 AI로 인해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리콘밸리=이덕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