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AI 관련 행보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언급한 바 있다. 이번에는 트럼프의 반독점 규제와 환경 계획, 그리고 가장 큰 와일드카드인 개인적 앙금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반독점 소송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
트럼프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기술 산업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종식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기술에 대한 반독점 기소를 공격적으로 추진해 온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수장 리나 칸이 트럼프 당선 이후 해임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안드레센을 비롯한 트럼프의 많은 측근은 기술 반독점 기소가 중단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통령 당선자 JD 밴스 등 트럼프와 가까운 일부 고문은 행정부가 빅테크를 제재하기를 바란다. 주된 이유는 메타를 비롯한 기타 소셜 미디어 회사가 잘못된 정보, 백인 우월주의, 공중 보건 건강 기만, 선거 사기를 단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애플을 표적으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FTC의 기소를 대부분 피했다. 최근 게임 대기업 액티비전 인수에 대한 FTC의 반독점 조치는 행정부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판사는 인수를 허용했고, FTC는 이후 항소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트럼프 대통령 아래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FTC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반경쟁적 관행을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액티비전 건에 대한 FTC 항소가 아직 진행 중이므로 해당 사건이 부활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FTC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사람이 누구든 이런 조치를 중단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요 기술 고문인 기업가 엘론 머스크 덕분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직접 경쟁하고 있으며, 올봄 안드레센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현재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머스크는 최근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 마이크로소프트도 피고로 추가했다.
머스크의 영향력 덕분에 트럼프의 FTC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리나 칸의 조사를 계속할 뿐만 아니라 AI 관련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트럼프,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기후 변화
트럼프는 기후 변화가 사기라고 믿으며, 환경 규제를 철폐하고 친환경 에너지를 공격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인 “드릴, 베이비, 드릴”과 석유 업계와의 긴밀한 우정은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청정 전력 공급원을 죽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또한 첫 재임 시절 원자력 발전의 지지자였지만, 선거 운동 기간에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그다지 열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당선된 다음 날 원자력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고, 대부분 사람은 트럼프가 원자력 지지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트럼프의 환경 정책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트럼프의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청정 에너지원을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후 변화 관련 공약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AI를 구동하는 데이터센터에 엄청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때문에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겠다는 약속을 포기할 수도 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현장인 스리마일섬을 재가동하는 계약을 제안하면서 원자력 에너지 부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을 수도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견해와 AI에 대한 지지를 고려할 때, 트럼프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계없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다른 AI 업체가 원하는 모든 전기를 제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원자력 발전을 전속력으로 추진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최근 트럼프가 환경 규제를 완화해 마이크로소프트가 AI 데이터센터에 원하는 모든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대통령 시절 국방부에서 AI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와드와니 AI 센터 소장인 그레고리 앨런도 이에 동의한다. 앨런은 트럼프가 “비상 권한을 발동하고 많은 환경 규제를 면제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새로운 원자력 및 기타 발전 용량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원한과 불만
트럼프 당선인은 정책보다는 원한과 불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기술에 관해서는 불만이 많다.
2020년 대선에서 메타의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는 “모든 사람이 투표할 수 있고 모든 투표가 집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트럼프는 “우리는 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번에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며, 재선이 되면 저커버그를 조사해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이 때문인지 저커버그는 지난 여름 암살 시도 이후 “도널드 트럼프가 얼굴에 총을 맞고 일어나 성조기를 들고 공중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은 내 인생에서 본 것 중 멋진 장면 중 하나였다 미국인으로서 어떤 수준에서는 그 정신과 그 싸움에 대해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어렵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아마존 창업자이자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인 제프 베조스도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당시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를 화나게 하는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아마존과 베조스를 자주 지목했다. 비판과 협박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는 아마존과 국방부 간의 수십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베조스가 트럼프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 베조스는 워싱턴 포스트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계획을 취소했는데, 워싱턴 포스트는 수십 년 동안 여러 대통령 후보를 지지해 왔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베조스는 X에 “우리의 45대이자 현재 47대 대통령의 놀라운 정치적 복귀와 결정적인 승리를 크게 축하한다”라는 글을 올리며 그를 칭찬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표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칭찬한 기술 업계의 거물들 중 두 명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지 않고 있다. 나델라는 트럼프에게 형식적인 축하 인사를 건넸을 뿐, 트럼프 당선인을 칭찬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럼프의 측근이고 새 행정부에서 AI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큰 만큼 나델라가 트럼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한 트럼프가 나델라를 위협할 경우 나델라가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그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재정적 미래와 도덕적 기업이라는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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